사법 리스크 해소하면... 하나금융 ‘함영주 2기’ 탄탄대로

2024-11-26

2022년 3월 취임... "임기는 내년 3월까지"

올해만 3조원 순이익... 2022·2023년 상회

호실적 견인... 비은행 강화-사법이슈 숙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최근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함영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로 시일이 남아 있지만 그간의 호실적과 금융당국과 사법리스크(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 등)로 얽혔던 냉랭한 기류를 어느정도 회복한 게 '함영주 2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비은행 강화 ▲건전성 관리 ▲채용비리 대법 판결 등 함 회장의 과제와 리스크는 연임 탄탄대로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2022년 3월 함영주 회장의 취임 이후 하나금융그룹의 실적은 꾸준히 유지됐다. 다만 자세히 보면 은행은 견고했던 반면, 비은행은 부침이 컸던 게 하나금융 실적의 특징이었다. 이는 함 회장 취임 이듬해인 작년에 뚜렷하게 관측됐다.

이때 하나금융은 한해 3조4217억원의 순익을 냈다. 하나은행이 3조47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국민(3조2615억원), 신한(3조677억원)을 꺾고 리딩뱅크를 차지했지만 하나증권이 2924억원의 적자로 돌아섰고 하나카드는 순익이 11% 가량 깎였다.

그 결과 그룹의 순익이 1년 사이 4% 줄었다. 은행이 실적을 견인했지만 증권·카드사의 해외부동산 투자손실, 충당금 적립, 업계 불황 등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다행히 올 3분기 하나증권은 흑자전환했고 하나카드는 1800억원을 넘는 실적을 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순익은 작년 3분기(2조9779억원)보다 8.3% 증가한 3조2253억원을 달성했다. 4대 금융(KB·신한·우리·하나) 중에선 우리(9.1%) 다음으로 성장폭이 컸다. 은행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증권·카드는 부침 속에서도 제 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보험 계열사는 순탄치 못하다. 특히 하나손해보험은 작년 3분기 435억원 적자 후 올해 3분기에도 290억원의 손실을 봤다. 전년보다 적자폭이 줄었다고 하지만 아직 제 실적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줄곧 '비은행 강화'를 외쳐 온 함 회장에겐 아직 해결 못한 과제 중 하나다.

함 회장의 재임기간 실적은 성장했지만 반대로 부실채권도 함께 늘었다. 먼저 부실채권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은 올해 3분기 말 2조2720억원으로 작년 말(1조8470억원)보다 4250억원 늘었다. 3분기 실적 1위를 기록한 KB금융의 고정이하여신(1조4788억원)보다도 규모가 크다.

이와 함께 파산 등으로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무수익여신도 이때 1조1660억원에서 2조234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KB금융의 무수익여신은 9624억원이었다. 하나금융의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0.55%, 0.55%로 올해만 각각 0.08%포인트, 0.12%포인트 상승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기업 재무건전성 악화, PF구조조정 등으로 저신용도 취약차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하나금융이 2021년말부터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며 리스크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의 3분기 말 대손비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0.17%포인트 감소한 0.25%"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를 그룹의 경영계획 수준 내에서 선제적·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룹의 보통주자본비율 추정치는 전분기말보다 0.37%포인트 개선된 13.17%로, 이는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 노력과 수익성 중심의 자산 성장 전략이 더해진 결과"라며 "BIS비율도 전분기 말에 비해 0.32%포인트 개선된 15.42%를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함 회장의 사법 리스크도 거취를 제한하는 장애물 중 하나다. 함 회장은 올 초까지 금융당국과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징계 불복 소송전을 벌여왔다. 올 2월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함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이 항소했지만 결국 대법원이 심리불속행기각을 확정하며 금융당국과의 DLF 소송은 함 회장이 승소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채용비리 소송의 결과는 달랐다. 함 회장은 2016년 채용 합숙면접 과정에서 모 지원자의 부정합격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검찰은 2016년 채용과정에서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추천하며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고 봤다. 이에 변호인단은 함 회장은 채용비리와 관련이 없다고 맞서왔다. 작년 8월 변호인단은 과거 국민·신한·우리은행에서 있었던 채용비리 소송 내용을 최종변론에 꺼내기도 했다.

함 회장도 최후진술에서 "회장으로서 투명함, 공정함이 그룹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상생금융이 우리 사회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그러나 그해 11월 2심 재판부는 함 회장의 개입이 인정된다며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무죄였던 1심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현재 이 소송은 함 회장과 하나은행의 상고로 대법원은 법리검토를 진행 중이다.

함 회장은 재임기간 그룹의 실적을 견인해온만큼 연임 가능성은 타 그룹 회장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만약 대법원이 함 회장의 상고를 받아들이고 함 회장이 이대로 연임한다면 '함영주 2기' 초반에는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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