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나를 지키는 삶

2025-08-13

이원후 심리상담사/칼럼니스트/논설위원

제주시 노인대학원 특강을 하면서 그들의 표정과 말투에서부터 이곳은 진짜 행복한 사람들이 많이 모인 집단이라는 것을 강의하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특강을 마치고 한 분께서 조용히 나에게 와 자신을 지키는 삶에 대해 물어보았다. 더 성공하고, 더 노력하고, 더 보여 주어야 한다는 강박이 난무하는 시대다. 모든 것이 과하게 요구되고 요란하게 소비되는 시대에 오늘은 조용히 나를 지키는 삶에 대한 지혜를 소개해 본다.

요즘은 나 자체가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 시대다. 그만큼 자기 PR이 중요하며 타인에게 보이는 것에 모두 혈안이 되어 있다. 요즘은 아이큐보다 중요한 것이 비비큐라고 한다. 비비큐(BBQ)란 바로 뻔뻔 지수를 말하는데 타인에게 자신을 과장되게 오버해서 칭찬해야 남들보다 돋보인다는 말이다. 한편으로는 과잉 경쟁 시대에 어울리는 말인 것 같아 공감도 되었다. 그렇지만 나를 지키는 현명한 태도란 굳이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어 인정받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진짜 행복한 사람은 굳이 티를 내지 않는다. 보여주기 위해 극대화하는 삶이 아닌 조용히 나를 지키는 삶, 즉 우리 시대가 주목해야 하는 ‘겸손’이라는 가치다.

내가 경험한 모든 가치 중 가장 세심하며 현명한 태도는 겸손이다. 겸손을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은 자의식을 가지고 긴장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소박하지만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는 삶, 다른 사람의 기준과 요구에 내 행복을 걸지 않는 삶을 말한다. 이는 자기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며 내면의 힘과 독립성에 대한 말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겸손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멋진 태도다. 내면이 단단하고 현명한 사람은 애써 티 내지 않으며 알아도 모르는 척 절제하고 겸손할 줄 안다. 또한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결국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으며 자기의 고유한 기준을 정하여 겸손하게 자기중심을 잘 잡고 나아간다. 

진짜 가치를 드러내는 것으로 자신이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자랑하기 위해서 애쓰고 보여주기 위해 극대화하는 삶은 공허하고 무의미하다. 과장된 포장은 결국 벗겨져버린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필자도 남들의 시선에 늘 신경 써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독자들에게 나의 글이 사랑받았으면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늘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 노력했고, 그 노력은 오히려 나를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이러한 노력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남들의 기준에 맞추다 보니 내 스스로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라는 이제는 알고 있다. 애써 드러내지 않아도 우리의 삶은 충분히 빛날 수 있는데 말이다. 요즘은 SNS가 보편화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삶을 노출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애쓰며 과장되게 자신을 내세우는데 나의 소중한 시간을 소비하지 말자. 자신만 중심을 잘 잡으면 삶은 훨씬 편안해질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필자도 앞으로의 인생이 편안해질 수 있게 더 겸손하고, 더 진정성 있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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