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김범석 표 '리브랜딩'…'배달이' 사라지고 조직·플랫폼 개편

2025-09-02

배달의민족이 김범석 대표 주도로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돌입한다. 애플리케이션(앱) 디자인을 바꾸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이 이어질 예정이다.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는 내년 자체 개발한 플랫폼인 '로드러너'를 도입도 추진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르면 이달 내 '배달이' 캐릭터를 없애고 새 디자인을 도입한다. 앱에는 밝고 산뜻해진 민트 색깔을 바탕으로 '배'라는 글자만 표기될 예정이다. 배달이 캐릭터는 2010년 창립한 이후 줄곧 사용한 배민의 상징과도 같은 캐릭터인데, 15년 만에 앱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조직 개편 작업도 속속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외국계 기업에서 인사를 영입한 이후 경영혁신부문을 만들었다. 경영혁신부문에서 조직 개편안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하반기 배민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인적 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가 퇴임한 것과 함께 조만간 고위 경영진이 대거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배민의 성장세를 이끈 다수의 C레벨 인사가 대상으로 거론된다. 우선 국정감사까지는 현 체제로 대응한 뒤 이후에 인적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배민의 조직개편과 인적 쇄신 작업은 김범석 대표와 모회사인 DH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배민 2.0'을 선언하고 배민의 서비스·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문화 재정비에 돌입했다. 지난 7월에는 신규 컬러와 폰트를 적용했다. 특히 지난달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 대표 교체 인사를 단행하면서 본격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DH는 자체 개발한 라이더용 애플리케이션(앱)인 '로드러너'를 전면 도입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DH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글로벌 통합 로드맵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우아한형제들 역시 글로벌 기술 플랫폼이 이미 도입된 도시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우아한형제들은 2026년까지 플랫폼 전환을 완료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DH가 명시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배민커넥트를 로드러너로 전면 전환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배민은 현재 자체 개발한 라이더용 앱 '배민커넥트'를 활용하지만, 경기 오산시와 화성시 등에서 로드러너를 테스트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드러너를 전면 도입할 경우 DH에 수수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개발 인력 구조조정도 가시화 될 수 있다. 요기요는 DH 산하에 있던 2022년까지 로드러너를 사용하면서 DH에 수수료를 지급한 바 있다.

쿠팡이츠와의 경쟁 심화도 배민의 리브랜딩을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배달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자체배달(OD)을 기준으로는 이미 배민을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 가게배달(MP)로 인해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최소주문금액을 없앤 '한그릇'으로 주문 수를 확대했지만, 소액 주문 특성상 수익은 악화됐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도권은 쿠팡이츠가 앞지른지 오래”라면서 “1만원 이하 소액 주문은 거의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