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약(알고 보면 쓸모 있는 신박한 한약 이야기)] 코가 콱 막혔을 땐 갈근탕가천궁신이

2025-02-06

한파가 몰아친다. 서울은 시베리아보다 기온이 더 내려갔다는 소식도 들린다. 갑작스런 한파는 우리의 몸을 잔뜩 움츠리게 만든다. 이때 신체는 표피의 땀구멍도 최대한 수축시켜 체열의 손실을 최소화시킨다. 그러나 과도한 수축으로 인해 표피 순환에 장애가 생기거나 체열 순환에 정체가 생기면 몸이 뜨거워지면서 땀도 나지 않는 몸살이 나게 된다. 이때 해결할 수 있는 약이 바로 갈근탕이다. 갈근탕은 표피의 과도한 수축을 해결해 땀이 나게 하고 체열 순환을 정상화시켜 몸살을 해결한다. 갈근탕 구성 약재 중 마황의 활약이 가장 크다.

마황은 가느다란 빨대처럼 생겼다. 마치 표피의 땀구멍에 빨대를 꽂아 열을 발산시키고 호흡시키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마황의 주요 성분은 에페드린이다. 이것은 교감신경을 항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내장기관이 아닌 체표, 심장, 폐장 등으로 혈류가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마황이 주요 약재로 들어가는 갈근탕이 체표 순환을 활성화시켜 몸살을 해결하는 것이다.

갈근탕의 변방인 ‘갈근탕가천궁신이’라는 처방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갈근탕에 천궁과 신이라는 약재가 더해진 처방이다. 신이는 초봄에 올라오는 목련 꽃봉오리를 가리키는 데 붓털을 닮았다. 이 약재는 따뜻한 성질의 약으로 맛은 매운데, 코막힘(통규)에 특효를 가진 약재다. 천궁은 혈액을 잘 돌게 하여 피를 맑게 하고 염증을 없애는 역할로 특히 여성 질환과 염증에 특효를 지닌 약재다. 체표 순환을 활성화시키는 갈근탕에 코막힘의 특효인 신이와 염증을 다스리는 데 특효인 천궁이 첨가되어 호흡기계에 순환을 도와 코막힘과 비염에 특효를 보이는 처방이 되는 것이다. 이때 비염의 양상은 줄줄 콧물이 흐르는 증상보다는 염증이 진행되어 코막힘이 있는 부비동염에 더 적합하다.

이 겨울, 그리고 다가올 봄, ‘갈근탕가천궁신이’로 시원하게 호흡 한 번 해보자.

최미선 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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