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특구재단, K-딥테크 '혁신' 이끈다] 〈5〉골프존

2025-08-08

푸른 잔디밭이 펼쳐진 필드에서만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문화를 만든 기업이 있다. '스크린골프'라는 생소한 개념을 플랫폼 비즈니스로 연결한 골프존이다. 그 도전이 글로벌 시장을 대표하는 성장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골프존은 기술창업 기업 대표 롤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골프존은 김영찬 회장이 정보기술(IT) 기업 재직 당시 은퇴 이후 삶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골프, 오랫동안 다뤄온 IT와 네트워크 기술을 결합해보자는 일념으로 2000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했다.

창업 초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골프의 '필드 플레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기 쉽지 않았다.

골프존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몰입감'에 집중했다. 단순히 사용자 데이터 분석 장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센서 정밀도를 높이고, 공 궤적을 예측하는 알고리즘과 그린 경사, 바람까지 현실감 있게 재현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골프존의 첫 제품 '골프존(GOLFZON)-P'다. 당시 해외 제품이 주를 이뤘던 골프 시뮬레이터 시장에서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골프존의 기술 개발은 골프 시뮬레이터에 국한되지 않았다. 스크린골프를 매개로 하이브리드 골프인 시티골프나 최초 스크린골프 리그인 '지투어' 같은 신사업으로 방향을 이어갔다.

그 결과 골프존은 창업 6년 만에 매출 100배 성장을 기록하고, 대덕연구개발특구 최초 1000억 클럽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골프존은 여가이자 놀이, 때로는 커뮤니케이션 매개체가 된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문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골프문화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라별 다양한 현지 문화와 조화를 바탕으로 세계인이 공감하고 즐기는 새로운 골프 문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뷰〉김영찬 골프존 회장

“골프존의 철학은 기술로 사람과 사람을 잇고, 그 연결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김영찬 회장은 기술을 통해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닌 문화에 집중한 신념이 골프존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꼽는다.

김 회장은 “골프존은 기술기반 기업으로 초창기 동력이 필요할 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첨단기술사업화센터에 입주해 특구재단 지원을 받았다”며 “기술 개발·고도화를 위한 연구기관과의 협업, 기술 검증, 상용화 테스트까지 전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더불어 특구재단을 통해 수많은 인재와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구 내 타 기업의 창업가, 연구기관 전문가들과 교류는 단순한 정보 이상의 자극을 줬고, 골프존이 시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창업 초 자금난 또한 특구재단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엔젤투자가 절실했던 상황에서 특구재단이 소규모 데모데이를 주선한 결과 1억원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끌어내는 동력을 확보했다”며 “특구재단 대표 지원 제도인 첨단기술기업 세 차례 지정 또한 세제 감면 혜택을 통해 기술 개발 자금과 인력 확충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특구재단이 기술을 시장과 연결하는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구재단이 앞으로도 기업에 실질적 힘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검증부터 현장 테스트, 시장 진입까지 아우르는 '통합 지원 플랫폼' 역할을 지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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