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계의 양대 축인 한국콜마(161890)와 코스맥스(192820)가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약 10억 개의 화장품을 생산했다. 전년 대비 약 2억 개 늘어난 것으로, K뷰티에 대한 수요 급증에 맞춰 적극적인 생산능력(캐파) 확충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콜마가 인천에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를 매입하는 등 양사 모두 몸집을 더욱 키우는 한편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실적에 가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24일 코스맥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한국에서 5억 2460만 개의 기초·색조 화장품을 생산했다. 이는 전년(4억 430만 개) 대비 1억 2000만 개 늘어난 수치다. 한국콜마도 2024년 화장품 4억 3500만 개를 생산해 2023년(3억 6040만 개) 대비 약 7500만 개 늘렸다.

K뷰티가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인디 브랜드들의 화장품 주문 물량이 두 회사에 물밀듯이 몰려든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약 15조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중소기업 수출이 68억 달러(약 10조 원)로 66.7%를 차지했다.
현재 국내 인디 브랜드 제품 생산의 대부분은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맡고 있다. 코스맥스는 약 3200개의 고객사를 보유 중인데 이 중 절반이 국내 인디 브랜드다. 한국콜마도 아마존에서 K선크림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조선미녀, 고기능성 기초 화장품으로 유명한 달바 등 3700개가 넘는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는 ‘한국 제품’이라는 점 자체가 인기의 배경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크다”며 “ODM 기업들이 국내외에 보유한 여러 생산기지 중에서도 국내 공장의 가동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지속되는 K뷰티 인기에 대응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캐파를 꾸준히 확대한 것 역시 생산량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평택 2공장을 준공하며 국내에서만 총 6개의 화장품 생산 공장을 확보했다. 한국콜마 역시 지난해 말 세종에 기초화장품 생산 공장을 증설한 뒤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에 힘입어 코스맥스는 연간 약 8억 6000만 개, 한국콜마는 약 6억 9000만 개의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추가로 한국콜마는 인천 남동공단에 약 6600㎡(2000평) 규모의 색조 화장품 전용 신규 공장을 짓기 위해 최근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현재 설계를 진행 중이다.
한편 올해도 K뷰티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나란히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두 기업의 실적도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콜마는 올해 매출 2조 7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업이익도 26% 늘어난 25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코스맥스 역시 매출액이 16% 늘어난 2조 5000억 원, 영업이익은 27% 뛴 22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인디 고객사의 수출 강세 흐름에 힘입어 국내 화장품 ODM 업체들은 올해도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해외에서도 중국의 부양책 효과,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의무화 도입으로 인한 현지 경쟁력 제고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