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김영현의 높았던 수비 에너지, 승부처에는 의미 없었던 이유

2025-04-13

안양 정관장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기자 또한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정관장의 승부수 중 하나는 트레이드였다. 우선 주장이었던 정효근(200cm, F)을 원주 DB로 보냈다. 동시에, 국가대표 빅맨인 김종규(206cm, C)를 정관장으로 데리고 왔다. 1년 후를 대비한 트레이드였다.

후속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DB에 있던 김영현(186cm, G)이 정관장 소속이었던 최성원(184cm, G)과 맞트레이드된 것.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김영현은 끈질긴 수비와 높은 에너지 레벨을 보여줬다. 또, 벤치 밖에서는 특유의 ‘고라니 토킹’(?)으로 팀원들을 독려했다.

김영현의 강점이 정관장에 조금씩 녹아들었고, 정관장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6위를 확정했다. 플레이오프 티켓을 기적처럼 획득했다. 기적에 동참한 김영현은 데뷔 팀을 상대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김영현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수비에 집중해야 한다. 서명진(189cm, G)과 박무빈(184cm, G), 한호빈(180cm, G) 등 현대모비스 앞선을 막아야 한다. 이들을 막는다면, 정관장은 현대모비스의 공을 이우석(196cm, G)에게 집중시킬 수 있다. 즉, 이우석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현의 수비는 꽤 중요했다.

# Part.1 : 장점에 충실하다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김영현은 박무빈(184cm, G)이나 서명진(189cm, G)을 막았다. 김영현의 움직임은 단순했다. 현대모비스 빅맨의 스크린을 피한 후, 박무빈이나 서명진을 쫓아가는 것이었다. 몸싸움에 약한 박무빈 그리고 서명진을 시작부터 괴롭혔다.

다만, 정관장의 공격이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정관장은 현대모비스한테 속공 기회를 많이 내줬다. 특히, 속공에 가담한 게이지 프림(205cm, C)과 미스 매치를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백 코트를 빨리 한 김영현이 프림에게 파울. 프림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정관장이 15-11로 앞선 후, 김영현은 현대모비스 진영부터 강하게 압박했다. 현대모비스의 전진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였다. 또, 박무빈의 속공을 슬기롭게 대처. 정관장의 역습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김영현의 수비 비중이 높지 않았다. 현대모비스가 빅맨들에게 1대1을 몰아줘서였다. 김영현은 도움수비를 준비했으나, 김영현은 동료들과 너무 먼 곳에 있었다. 결국 현대모비스의 유기적인 공격을 막지 못했다. 1쿼터 한때 16-24까지 밀렸다.

# Part.2 : 휴지기

정관장이 크게 밀렸지만, 정관장은 선수를 크게 바꾸지 않았다. 김영현 또한 코트를 계속 지켰다. 서명진을 귀찮게 했다.

그렇지만 김영현은 숀 롱(206cm, F)의 스크린에 한발 늦게 대처했다. 잠깐이었지만, 조니 오브라이언트(200cm, F)에게 자신의 짐을 맡겨야 했다. 빠르게 서명진과 마주했으나, 서명진에게 앨리웁 패스를 허용.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그리고 2쿼터 시작 4분 14초 만에 처음 벤치로 물러났다.

이우정(184cm, G)이 남은 시간을 대신했다. 그리고 오브라이언트가 2쿼터에도 11점을 몰아넣었다. 그래서 정관장은 현대모비스한테 크게 밀리지 않았다. 42-42. 현대모비스와 팽팽하게 맞섰다.

# Part.3 : 재개

김영현은 3쿼터 시작하자마자 코트로 다시 나섰다. 프림이 디온테 버튼(192cm, F)에게 백 다운을 하지 못하도록, 김영현은 볼 없는 몸싸움으로 시간을 지연시켰다. 그 후 서명진에게 돌아갔다. 넓은 수비 범위와 왕성한 활동량으로 버튼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김영현은 그 후 이우석과 마주했다. 낮은 자세와 힘으로 이우석의 스피드를 버텼다. 김영현의 수비 동작이 파울로 연결됐으나, 김영현은 이우석의 리듬을 잘 흔들었다.

박지훈(184cm, G)이 3쿼터 시작 4분 25초 만에 벤치로 물러났다. 이우정(184cm, G)이 한호빈(180cm, G)을 잘 따라다녔으나, 김영현의 수비 비중이 더 높아졌다. 앞선 수비 리더를 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영현은 1대1 수비와 팀 수비 모두 잘해줬다. 특히, 새깅 디펜스(림 쪽으로 처지는 수비)를 해야 할 때와 3점 라인 밖으로 나갈 때를 잘 구분했다. 김영현을 포함한 정관장 선수들이 수비를 잘해줬기에, 정관장이 속공 혹은 얼리 오펜스의 기반을 만들 수 있었다. 빠르게 공격한 정관장은 3쿼터 종료 2분 4초 전 62-53으로 치고 나갔다.

김영현은 더 강하게 부딪혔다. 자신보다 큰 숀 롱과도 강하게 맞섰다. 숀 롱에게 실점했지만, 투지를 보여줬다. 벤치의 격려를 받기도 했다. 그런 투지를 3쿼터 마지막까지 보여줬다. 정관장 또한 62-59로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정관장과 현대모비스는 1점 내외의 혈투를 펼쳤다. 김영현은 더 치열했다. 떨어진 볼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현대모비스의 속공을 어떻게든 저지하려고 했다.

김영현은 자신의 매치업을 따라다녔다. 서명진에게 볼 잡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 에너지가 정관장의 다른 외곽 자원에게 전해졌다. 그래서 정관장은 현대모비스의 골밑과 외곽을 단절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정관장과 현대모비스는 경기 종료 2분 전에도 팽팽히 맞섰다. 81-80.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수비가 더 중요했다.

현대모비스가 숀 롱과 함지훈(198cm, F)에게 공격을 집중시켰다. 특히, 숀 롱의 백 다운을 활용했다. 오브라이언트가 이를 버텨내야 했다.

그렇지만 오브라이언트는 숀 롱의 힘과 높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경기 종료 57.4초 전 숀 롱에게 팀 파울 자유투를 내줬다. 게다가 공격 리바운드까지 내줬다. 결국 경기 종료 13.8초 전 박무빈에게 마지막 자유투를 내줬다. 자유투를 허용한 정관장은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1차전 최종 결과는 84-87이었다.

# Part.5 : Feedback

경기를 내준 김상식 정관장 감독이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2점 싸움을 원했다. 상대한테 골밑 득점을 어느 정도 내주려고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잘해줬다”며 수비 계획을 전했다.

그렇지만 “도움수비를 안하려고 했다. 오브라이언트에게 현대모비스 외국 선수를 맡기려고 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 국내 선수에게 3점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숀 롱과 함지훈에게도 골밑 점수를 허용했다. 특히, 마지막에 그랬다”며 어긋난 계획을 이야기했다.

계획을 이행하지 못한 정관장은 반격해야 한다. 반격의 장은 오는 15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날 경기를 이길 경우, 적지에서 1승 1패. 홈 코트(안양정관장아레나)에서 신명나게 싸울 수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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