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초연 한국 현대무용 춤사위, 스웨덴을 압도

2025-05-05

4일 국립현대무용단 '정글', 북유럽인들에게 처음 선보여 환호

주스웨덴한국문화원 개관 2주년...현지 무용 전공생에 워크숍도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흔히 스웨덴을 필두로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뿐 아니라 아이슬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8개국을 통틀어 '북유럽 국가'라고 불린다. 스웨덴을 제외한 각각의 나라들은 인구가 6백만 명이 넘지 않는 작은 나라지만, 북유럽이라는 지역적 정서를 가지고 유대감을 지니고 있다.

그런 북유럽에는 유일하게 스웨덴에만 한국문화원이 있다. 아직까지 한국문화가 익숙지 않은 북유럽에 한국문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주스웨덴한국문화원(원장 이경재)이 개원 2주년을 맞아 북유럽인들에게 매우 수준 높은 한국의 문화를 깊이 심어줬다.

북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국립현대무용단(단장 겸 예술감독 김성용)의 레퍼토리 '정글'이 지난 4일, 스톡홀름 중심에 위치한 오스카 극장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린 것.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투어링 케이아츠’ 사업의 일환으로, 스웨덴·영국·스페인 3개국을 순회하는 프로그램이다.

공연에 앞서 3일에는 김성용 단장 겸 예술감독과 무용수 2인 강승현, 성민정이 스웨덴 현지 무용 전공학생들을 만나는 워크숍이 열렸다. 이번 워크숍은 1957년부터 스웨덴의 차세대 무용 전문가 양성을 담당하는 스톡홀름 발레 아카데미(Balettakademien i Stockholm)에서 진행되었다.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은 김성용 단장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무용수들의 몸짓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성용 단장의 안무 방법론이자 '정글'의 작품을 관통하는 프로세스 인잇(Process Init)에 대해 직접 몸을 움직이며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은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단의 수업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뜻 깊었다. 무용수로서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 당일에는 약 700명의 관객이 극장을 가득 메웠다. 중간 휴식 없이 60분 동안 진행된 비교적 긴 호흡의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모두 숨죽여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장에 꽉 들어찬 관객들은 공연이 이뤄지는 내내 숨죽이고 공연에 집중했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공연에 집중하다가도 공연 사이사이 터져나오는 탄성이 이번 공연을 보는 이들이 얼마나 공연에 뫃입했었는 지를 보여줬다.

이날 공연에 푹 빠져 60분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다는 스웨덴 관객 몰리 요한손 씨는 “현대무용이라는 장르가 생소하기는 하지만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음악, 조명, 모든 것이 심오하게 말을 걸어오는 것만 같았다. 멋진 예술적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스웨덴 현지 전문 언론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스웨덴 유일의 무용 전문 잡지 '단스 티딩옌(Dans Tidningen)'에서도 리허설 과정부터 공연까지 전 과정을 관람하고, 김성용 단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한국의 현대무용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공연 후 이어진 아티스트 토크에는 스웨덴에서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마틸다 빌베리가 사회자로 무대에 올라 김성용 단장과 김윤현, 이지수 무용수와 질의응답 시간을 이어갔다. 두 무용수는 “'정글'을 위해 동료 무용수들과 많은 시간을 대화하고 토론한다”고 설명하며,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는 작업을 넘어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타인과 조율해가는 과정이 '정글'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고 작품의 참여 과정을 설명했다.

개원 2주년을 맞이한 주스웨덴한국문화원의 이경재 원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을 2주년 기념 공연으로 스웨덴에 소개했다. 또한 작게나마 한-스웨덴 간 현대 무용의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부대행사를 마련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 부응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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