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구난방’ 식으로 운영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서울시가 통합 관리하고 충전소 정보도 업그레이드해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전기차 충전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한 ‘서울형 급속충전기 통합관리 체계 및 인증제’를 도입한다고 10일 밝혔다. 인증된 충전기는 이날부터 내비게이션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시는 인증된 충전기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브랜드(BI)도 부착한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전기차용 충전기는 총 7만2000여대다. 서울시 등록 전기차는 8만2000여 대로 세계 최고 수준의 충전기 비율(차 1.1대당 충전기 1대)을 자랑해 왔다. 세계 평균 충전기 비율은 10대 1 수준이다. 하지만, 그동안 50여 충전사업자가 난립해 서로 다른 운영시스템을 기반으로 급속 충전기를 운영하다 보니 부정확한 정보 제공과 고장 발생 시 느린 대응 등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사업자별로 개별 운영되던 급속충전기를 직접 통합 관리하고, 충전소 정보 제공 절차를 간소화하는 통합체계 구축에 나섰다. 서울시는 우선 일반 자동차가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급속 충전기 4000여 대부터 정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1차로 시 재원이 투입된 충전기 1000대를 대상으로 제조사별로 상이했던 고장 코드를 표준화하고, 기존 최대 1시간 이상 걸렸던 충전소 정보제공 통신주기를 1분 이내로 통일했다. 이를 통해 고장 등에 대한 대응이 보다 더 신속하고 일관되게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민간 충전기까지 통합관리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시스템 고도화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또 국내 최초로 ‘서울형 급속충전기 인증제’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충전기 성능 강화 ▶고장 예방과 신속 대응 ▶정확하고 빠른 정보 제공을 통해 전기차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사용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인증제는 충전 성능과 통신 적절성, 유지관리 체계 등 3개 분야ㆍ9개 세부 항목을 종합 검증해 인증 여부를 결정한다. 인증은 정기·수시 점검을 통해 꾸준히 관리한다. 인증 유효 기간은 2년이다.
충전 속도 제대로 유지되나 점검도
시는 특히 충전 속도 적정 수준 유지 여부(충전기 성능의 80% 이상 구현)와 고장처리 실적과 유지관리 체계 등을 꼼꼼히 살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 9월부터 시 재원이 투입된 급속충전기 중 697대를 단계적으로 평가 중이다. 현재까지 81대를 인증 완료했다. 인증된 충전기는 카카오내비와 티맵·케빗(KEVIT)·일렉베리 등 주요 내비게이션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는 충전기 인증을 확대해 가는 동시에 ‘QR 간편 신고’를 도입, 충전소 고장 신고 방식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여장권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형 급속충전기 인증제는 단순한 충전소 관리를 넘어 전기차 충전 체계에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출발점이 돌 것”이라며 “충전기 통합관리와 인증제를 통해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한 전기차 충전 서비스 모델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