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내년 3월 임기만료
대규모 해킹 사태 책임론 확산 … 국감서도 집중 추궁
김영섭 "거취 말하기 부적절" … 낙하산 인사 논란 맞물려 교체 빌미
이미 3연임 조좌진 "연연않겠다" … 대주주 MBK 쇄신 예고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대규모 해킹 사태의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KT와 롯데카드 수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김영섭 KT 대표와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의 임기는 모두 내년 3월까지이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오는 21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감에서는 김 대표를 포함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돼 이동통신 3사의 보안 관리 부실과 해킹 대응 체계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대표는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증인석에 서게 되면서 향후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은 이미 김 대표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과방위는 지난달 24일 열린 ‘대규모 해킹 및 소비자 피해 청문회’에서 KT가 해킹 위험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통신사와 달리 자동 차단 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한 관리 부실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은폐 의혹과 관리 부실 문제가 대두되면서 다수 의원들은 최종 책임자인 김 대표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가 국가 기간통신망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며 김 대표와 관련 임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황정아 의원도 “연임에 연연하지 말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KT는 국감 이후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장 후보는 통상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확정되므로, 김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히려면 다음달 말까지는 입장을 내고 차기 대표 경쟁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이번 해킹 사태가 정권 교체기마다 불거졌던 ‘낙하산 인사’ 논란과 맞물리며 KT 대표의 교체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김 대표는 거취와 관한 질의에 대해 "거취 말씀을 드리길 부적절하다"며 "우선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답하며 즉답을 피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역시 같은 날 과방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다. 그는 297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대형 사고 이후 연임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 대표는 2020년 취임 이후 세 차례 연임하며 국내 카드사 CEO 중 두 번째로 긴 재임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내년 3월 29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교체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 대표는 이미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18일 기자회견과 과방위 현장 방문 당시대표직을 포함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연말까지 완료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청문회에서도 “사임을 포함한 인적 쇄신을 여전히 고려 중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거취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KT와 롯데카드 모두 해킹 피해 사태에 따른 파장이 큰 만큼 내부 쇄신 요구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기존 대표 연임보다는 새 인물을 기용해 책임 경영 기조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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