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를 주제로 한 이번 앨범은 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냅니다. 언젠가 꼭 내고 싶었던, 말 그대로 버킷리스트 같은 음반이에요.”
테너 존노가 시대별 종교 음악을 담은 앨범 ‘프레기에라(‘기도’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를 발매하고, 다음 달 4일 리사이틀 무대에 오른다.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음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020년 ‘팬텀싱어’를 통해 데뷔한 존노는 이후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크로스오버 보컬 그룹 ‘라비던스’, 오페라 기획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강남대 교수로 임용돼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가곡과 크로스오버 곡들을 담은 1~3집 앨범은 수만 장 이상 판매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4집에서는 클래식 성악의 본질을 탐구하며, 뿌리를 파고 들었다. 그는 “성악의 기원을 따라가다 보면 종교 음악에서 출발해 오페라와 오라토리움으로 갈라지며 발전했다”며 “오페라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에 비해 잘 소개되지 않은 종교 음악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 앨범은 그레고리안 성가를 시작으로 아카펠라, 바흐, 모차르트를 거쳐 CCM(현대 기독교 음악)으로 흐름이 이어지며, 종교 음악의 역사적 흐름을 담고 있다. 특히 마지막 트랙인 ‘은혜’는 여러 성악가들이 부르기를 원했으나 작사·작곡가인 손경민 목사가 존노에게 녹음을 허락한 곡이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음악과 신앙을 떼어놓을 수 없다. 고조부는 충청남도 서천에 한성성결교회를 설립했고, 증조부인 노형래 집사는 한국전쟁 당시 교회를 지키다 북한군에 의해 ‘순교’했다. 존노는 “찬양을 잘하고 싶어서 음악을 시작하게 됐고, 고등학교 시절 따돌림이나 대학 시절 군 문제로 인한 퇴학과 같은 시련 속에서도 음악이 큰 위로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는 6월 4일 GS아트센터에서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해 “종교 음악을 공연장에서 들려줄 기회가 많지 않다”며 “가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듣는 이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무대에 선다는 것을 관객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