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통해 거래 양성화” vs “외국산에 장미시장 잠식”…공영시장 수입꽃 취급 논란 재점화

2025-05-20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 등 공영도매시장에서 외국산 화훼류를 상장 거래하는 문제를 놓고 화훼업계의 여론이 변화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공영도매시장의 수입 꽃 취급은 업계의 오랜 금기사항이었다. 하지만 2021년말 농림축산식품부가 ‘제1차(2022∼2026년) 화훼산업육성 종합계획’을 내놓으면서 외국산 화훼의 도매시장 상장은 수면 위로 올라섰다. 계획에선 “수입 화훼를 도매시장에 상장하고 표시제를 도입하면서 유통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2년 현황 조사와 영향 분석을 거쳐 2023년 국내 미생산 품목에 대해 제한적으로 취급하는 방안을 우선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생산자단체의 반발에 막히면서 후속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그런데 최근 일부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다시 끌고 나오면서 공론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윤진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입 꽃이 공영도매시장에 상장되지 않아 유통 투명성에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그 결과 국산 꽃이 수입 꽃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국중갑 전북국화연구회장도 “국산 꽃을 공영도매시장에 출하하면 농가는 상장 수수료 7%를 부담한다”며 “수입 꽃은 이런 수수료 부담 없이 유통돼 국산 꽃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가가치세법상 수입 꽃에는 부가세 10%가 부과돼야 하지만 유통 과정이 불투명하다보니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공영도매시장 상장을 통해 거래를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입 꽃을 공영도매시장에서 거래하면 안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정수영 경기도장미연구회장은 “이미 외국산에 시장을 내준 카네이션·국화와 달리 장미는 그나마 국내 자급의 명맥을 이어가는 상황인데 수입 꽃 거래가 공영도매시장에서 이뤄지면 장미시장마저 외국산에 잠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aT 화훼공판장에서 거래된 장미 한단당 평균 경락값이 8834원이고, 유사도매시장에서 취급하는 수입 장미는 한단당 3000∼4000원인 만큼 공판장 상장을 통해 수수료(7%)·부가세(10%)를 엄격히 부과하더라도 실제로는 도매가 기준 400원가량만 인상되는 효과가 있어 국산과의 가격차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용일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장은 “올해 화훼자조금을 활용해 공영도매시장 수입 꽃 상장을 위한 연구용역 예산을 책정했다”며 “올해 안에 연구용역을 진행해 득실을 따져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진수 기자 cur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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