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재무통' 김생규 CFO·'디자인 전문가' 이정은 CDO 선임 예정
사내이사 2인→3인 변경…불황 맞춤형 내실 다지기 집중 해석
[미디어펜=조성준 기자]DL이앤씨가 건설경기 침체 시기를 활용해 재무 다지기와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사업 확장을 최소화하는 대신 재무 관리와 브랜드 프리미엄 전략을 실행하면서 내실을 쌓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24일 있을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생규 CFO와 이정은 CDO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결이 통과되면 DL이앤씨는 기존 사내이사 2인 체제에서 3인 체제로 재편된다. 사외이사는 기존대로 4인이 유지된다.
재무 전문가인 김 CFO와 디자인 전문가인 이 CDO의 이사진 합류는 DL이앤씨의 전략과 직결된다.
DL이앤씨는 지난해부터 주택경기 침체를 염두해 선별수주 전략을 구사하면서 재무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김 CFO는 재무 안정성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CFO는 ㈜LG 재경팀 부장 출신으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LG그룹 계열의 종합광고회사 지투알 CFO를 비롯해 디앤오와 서브원, LX판토스, LF푸드 등에서 재무 담당 임원을 지냈다.
지난해 5월 DL이앤씨 재무관리실장으로 오며 CFO 자리에 올랐으며, CFO 선임 이후 첫 주요 임무였던 공모채 발행 흥행을 이끌었다. DL이앤씨는 현재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최저 수준의 부채 비율과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김 CFO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CDO의 사내이사 선임은 브랜드 전략과 직결된다. 전날인 12일 서울 강남구 소재 아크로 리츠카운티 주택전시관에서 고객 맞춤형 인테리어 서비스 '디 셀렉션'을 공개한 DL이앤씨는 이 CDO를 통해 브랜드 밸류업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CDO는 지난해 9월 CDO로 선임됐고 지난해 10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아크로(ARCRO)' 리뉴얼 과정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부터 D이노베이션센터(D-IC) 실장을 겸하고 있다. D-IC실은 건축 설계와 상품개발, 신기술 도입 등으로 회사의 수주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는 조직이다.
이 CDO는 대림문화재단 등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2017년 DL이앤씨로 자리를 옮겨 주택사업본부 실장을 역임했다.
2019년 아크로 BI(Brand Identity)를 바꾸고 C2하우스(특화설계 브랜드)를 수립했으며 강남구 신사동에 아크로 갤러리를 여는 등 DL이앤씨 브랜드 고급화 전략의 중추를 맡아 진행해왔다. 박상진 DL이앤씨 대표가 아크로 론칭을 주도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두 인사 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한편 다가오는 주총서 사내이사 선임이 확정되면 DL이앤씨는 올해부터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4인 총 7인 이사진을 꾸리게 된다. 기존에는 박상신 대표와 윤현식 이사가 사내이사였으나 윤 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전문 분야가 확실한 사내이사 2인을 선임함으로써 불황 돌파 전략의 색채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무리한 수주 경쟁을 지양하고 사업성 정밀 분석을 통한 선별수주로 일관하되 경기가 풀릴 경우를 대비한 재무 안정성 강화와 브랜드 가치 전략에 집중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김생규 CFO는 현금흐름 중심 경영을 통해 당사가 경쟁력을 갖고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갈 적임자며, 이정은 CDO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건설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