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취임 후 ETF 사업 강화 박차
다만 최근 한투에 'ETF 3위' 자리 내줘
TDF 시장서도 한투 맹추격...3위 입지 위기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KB자산운용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약진에 긴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최근 KB자산운용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또한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 TDF)에서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두 자산운용사 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약진에 위기의식을 느낀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는 1년여 남은 임기 동안 ETF 및 TDF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전략적 대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TF 사업 강화에도 불구...한투에 3위 자리 내줘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4년 1월 취임한 김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김 대표는 취임 후 ETF 점유율 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ETF마케팅본부와 ETF운용본부를 통합해 ETF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마케팅실, 운용실, 상품실을 배치하는 등 체계적인 운영 전략을 구축했다. 또한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김찬영 전 KB자산운용 ETF 본부장을 영입하는 등 외부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KB자산운용은 최근 ETF 시장에서 3위 자리를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내줬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14조6325억원으로 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점유율 또한 5.4%에서 7.9%로 2.5%p 상승하며 KB자산운용을 앞질렀다.
반면,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같은 기간 9조9648억원에서 14조431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치열한 업계 경쟁 속에 점유율은 7.8%로 1년 전(7.7%)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체 ETF 순자산총액은 183조9038억원으로, 1위는 삼성자산운용(70조2270억원, 38.1%),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64조2917억원, 34.9%)이 차지했다.
TDF 시장에서도 격차 축소...남은 임기 동안 과제는?
TDF 시장에서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KB자산운용의 3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2016년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TDF는 2023년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가 도입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일 기준 KB자산운용의 TDF 순자산은 2조3057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1559억원) 대비 6.9%(1498억원) 증가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 순자산 증가율은 이를 웃돈다. 같은 기간 1조9619억원에서 2조2244억원으로 13.4%(2625억원) 증가하며 3위 KB자산운용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현재 TDF 순자산에서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6조4463억원), 2위는 삼성자산운용(2조5877억원)이 자리하고 있다.
김 대표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김 대표는 작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변화에 적극 대응해 KB자산운용이 국내 1위 운용사로 도약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을 과감히 제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조직 개편과 인력 확보 등 여러 전략을 추진해왔지만, ETF와 TDF 시장에서 현재 성적표는 1위는 커녕 3위 자리까니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내준 상황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모든 회사가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KB자산운용도 꾸준한 성장과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퀄리티 높은 상품과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KB자산운용도 이에 맞춘 차별화된 상품 공급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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