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녀와 장남 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콜마그룹 오너 일가가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200130)를 기존 윤여원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윤여원·윤상현·이승화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
14일 콜마비앤에이치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사무소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표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콜마비앤에이치는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딸인 윤여원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끝내고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과 오빠인 윤상현 콜마홀딩스(024720) 부회장까지 3인이 경영하게 됐다. 윤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이사회까지로, 보수는 받지 않는다. 이 신임 대표의 임기는 3년이다.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CJ㈜ 부사장, CJ프레시웨이 상무, 베인앤컴퍼니 이사 등을 역임한 이 신임 대표는 사업 및 경영 전반을 이끈다. 앞으로 콜마비앤에이치의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사업 경쟁력 강화, 수익성 제고를 중심으로 한 경영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중장기 비전 수립 및 전략 자문 역할을 맡는다. 이 대표와 윤 대표 체제가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그룹 차원의 전략적 방향성과 시너지를 강화해 콜마비앤에이치의 지속성장 기반을 확립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경영 의사결정 등 회사 경영 전반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이사회 의결을 통해 역할을 명확히 했다. 대신 대외 사회공헌활동을 담당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신임 대표는 “상장사에 걸맞은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기업 성장을 통해 재도약과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하겠다”며 “사업을 확장해 라이프사이언스 기반의 신소재·신기술·신제형 중심의 사업모델로 진화시키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사회 안건에는 이 신임 대표만 추가 선임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이날 이사회 현장에서 윤 부회장도 추가로 선임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 시간 가량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사회도 두 시간을 넘겨 마무리됐다. 이사회에 참석한 윤 회장은 '부녀와 아들이 한자리에 모인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다 회사 발전을 위해 할 일”이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윤상현 부회장 측은 윤여원 대표의 경영 능력 부재를 이유로 윤 대표를 해임하려고 나서면서 경영권 갈등이 불거졌다. 이에 아버지인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중재에 나섰다가 윤 부회장이 거부하자 부녀와 아들 간 갈등이 확대됐다. 하지만 이번에 윤 부회장과 이 전 부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권 갈등은 봉합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