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달러 중 반도체 몫은 얼마나?...삼성, 美 패키징 공장 추가하나

2025-07-31

30일(현지시간) 한미 관세 협상이 ‘상호관세 15%, 대미(對美) 투자 3500억 달러(약 487조원)’로 타결되자 반도체 업계는 일단 환영했다.

“수출 불확실성이 해결”(삼성전자, 한국반도체산업협회)된 데다가 “한국 반도체가 다른 나라보다 더 나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 장관의 발언도 더해져서다.

다만 한국의 대미 투자금액에서 조선업을 제외한 2000억 달러(약 278조원)는 반도체·2차전지·바이오·에너지 등에서 조성되는데, 이중 반도체 몫이 얼마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57조원 규모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진행 중이다.

31일 대통령실 한·미 관세협정 브리핑에서 김용범 정책실장은 “2000억 달러 안에서 (기업들의) 직접 투자 비율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따낸 데다가 이재용 회장이 관세 협상 지원 차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한 만큼, 반도체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SK 美 반도체 기존 투자 계획 57조원

이번 협상 이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계획(진행 중 기준)은 총 408억7000만 달러(약 57조원). 삼성전자는 건설 중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총 370억 달러(54조원)를,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 건설에 38억7000만 달러(5조원)를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윤성혁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은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계획들이 (2주 내 미국에서 열릴) 정상회담 때 투자 금액에 포함될 것”이라며 “삼성 테일러 팹처럼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 발표된 계획도 있지만, 테슬라 수주로 앞으로 투자가 진행돼 트럼프 2기 행정부 때 주로 집행될 그런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70억 달러 첨단 패키징 시설 투자 추가’가 거론되는 건 이 때문이다. 삼성은 당초 테일러 팹에 총 440억 달러(61조원) 투자를 발표했으나, 이후 파운드리 고객을 수주하지 못하자 패키징 시설 투자는 제외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테슬라로부터 165억 달러(22조7000억원) 규모 파운드리 계약을 따낸 이상 첨단 패키징 설비 투자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양사 모두 향후 대미 추가 투자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美 추가 수주 기대... 내년 설비투자 늘어”

이날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내 다양한 고객의 첨단 반도체 수주를 목표로 테일러 팹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 테일러 팹 투자는 기존 케팩스(CAPAX, 설비 투자) 내에서 진행하고, 내년은 올해 대비 CAPAX 증가를 예상한다”라고 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협상이 반도체 산업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라며 “AI 시대 반도체 수요와 기술 생태계의 중심지인 미국 기업과 사업 기회를 확대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8월 반도체 품목관세 발표에 촉각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정부가 8월로 예고한 반도체·의약품 품목 관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품목 관세는 국가 간 상호관세(15%)보다 우선 적용되기 때문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반도체 품목관세율이 15~25%까지 예측되는데, 주요국 상호관세가 15%로 조정됐기에 반도체 관세는 25%로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반도체 구매 시장의 큰 손인 미국 빅테크가 반발하면 이후 트럼프 정부가 예외조항을 넣으면서 조정해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추가 투자 결정시 미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바이든 정부 시절인 지난해 12월 미국 투자에 대해 총 52억300만 달러(약 7조50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확정지었으나, 트럼프 정부에서는 안개 속이다. 올해 초 트럼프 정부 출범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보조금이 지나치게 후해 보인다”라고 했고, 지난 23일 백악관이 발표한 ‘AI 행동 계획’에는 반도체 직접 보조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아예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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