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계정 삭제한 마누스, 중국 사업 접고 싱가포르로 이동

2025-07-14

美 대외 투자 심사 강화, 컴퓨팅 파워 부족, 지정학적 리스크 등 작용한 것으로 보여

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가 중국 내 소셜미디어 계정 삭제에 이어 서비스 제한까지 단행하며, 중국 시장에서의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국발 규제 리스크가 이 같은 결정을 촉발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홍콩 성도일보는 지난 13일 마누스가 최근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위챗과 샤오훙수 계정을 삭제했고, 공식 웹사이트에도 "마누스는 당신이 있는 지역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문만 표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전까지 "중국어 버전이 개발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공지했던 것과 대비된다.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누스의 중국 내 인력 감원 소문이 퍼졌고,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경영 효율성을 고려해 일부 업무팀을 조정했다”며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TMT포스트 등의 현지 매체는 전체 중국 지역 인력 120명 중 절반 이상이 해고됐으며, 핵심 인력은 싱가포르 본사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마누스는 중국 AI 스타트업 후뎨샤오잉(나비효과)이 텐센트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AI 에이전트로, 사고와 행동을 연결해 스스로 결과를 도출하는 범용 AI라는 콘셉트로 3월 세상에 공개됐다. 당시 오픈AI의 딥리서치를 능가하는 성능을 GAIA 벤치마크에서 입증했다는 주장으로 이른바 ‘제2의 딥시크 모멘트’라는 기대를 받기도 했다.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협력도 공식화하며, 중국어 사용자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지 불과 석 달 만에 정반대의 흐름이 감지된 셈이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번 변화의 배경으로 미국 재무부의 대외 투자 심사 강화, AI 칩 수출 통제에 따른 컴퓨팅 파워 부족,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복합적으로 지목했다. 마누스는 5월 7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해당 자금이 중국 AI 기술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심사를 받는 상황이다.

또한, 컴퓨팅 리소스 확보에 있어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자유로운 운영 환경을 가진 싱가포르로 거점을 옮기는 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는 최근 중국 기반 AI 영상툴 ‘헤이젠’이 본사를 미국 LA로 옮기고 중국 자본과의 연결을 정리한 사례와 유사한 흐름으로 해석된다.

AI 생태계의 지정학적 균열이 기술 주도권 경쟁을 넘어 기업 구조조정까지 유도하는 가운데, 마누스의 향후 글로벌 전략 변화와 지속적인 기술 진화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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