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는 2월 방실 대표가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에 오른다는 소식에 놀랐다. 스텔란티스그룹에서는 1996년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설립된 후 FCA코리아·스텔란티스코리아로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여성 대표가 없었다. 그런데 방 대표가 스텔란티스 브랜드들의 지사가 설립된 이래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올랐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가 그만큼 방 대표를 믿고 한국 사업의 키를 맡겼다.
방 대표는 자동차 업계에서 소위 바닥부터 다져온 베테랑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홍보대행사 직원으로 자동차 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방 대표는 “과거를 생각하면 참 창피하지만 그때는 정말 과도한 자신감으로 파고들었다”며 “신차를 발표하면 클라이언트(의뢰인)에게 제가 다 이해하고 자료화했으니 차를 볼 필요도 없다고 할 정도로 이해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엔진에서 몇 바(bar)의 압력에서 점화가 되는지까지 테크니컬한 부분과 디테일까지 공부했다”고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05년 한국법인을 설립했는데 당시 홍보대행사에 있던 방 대표를 영입했다. 방 대표는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설립 당시 참여해 폭스바겐 브랜드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그가 폭스바겐 국내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맡은 10년간 티구안과 골프는 국내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2015년 르노삼성자동차(현 르노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9년간 마케팅 담당 이사, 본부장에 올랐고 국내 최초로 스텔란티스코리아 여성 대표가 됐다.
방 대표는 자동차 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5년은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리나 과장이 되면 어딘가 직장을 옮기기 위해 들썩들썩한다”며 “저도 마찬가지였는데 중요한 클라이언트가 5년은 하고 옮기라는 충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듣고 내가 하고 있는 분야를 파고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진급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꾸준히, 열심히 파고들어 한 분야에서 베스트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방 대표는 자신에 대해 “아직 ‘베스트’는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키를 잡은 만큼 지프와 푸조의 브랜드를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다. 방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겸손하게 고객들에게 접근할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스텔란티스가 점점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