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37)가 또 한 번 ‘가을 남자’ 타이틀을 증명했다. 소속팀에 기적 같은 역전승을 선사하며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김현수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러 극적인 7-4 역전승을 이끌었다. 3-4로 밀리던 9회 초 2사 2, 3루 마지막 찬스에서 승부를 뒤집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터뜨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LG는 이번 KS에서 3승1패로 치고 나가며 통산 4번째 통합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 놓았다.
김현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을 남자’다. 지난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이후 두산 황금기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2018년 LG로 이적한 이후에도 숱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며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쌓았다.
KS 4차전은 베테랑의 연륜이 빛을 발한 무대였다. 3번 좌익수로 나온 김현수는 1회와 4회에는 각각 삼진과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그 사이 한화는 4회 1사 2, 3루에서 나온 하주석의 1타점 땅볼과 7회 문현빈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3-0 리드를 잡았다. 한화 선발투수 라이언 와이스는 7과 3분의 2이닝 동안 117구를 던지며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잔뜩 가라앉은 LG의 분위기를 김현수가 살려냈다. 6회 중전안타로 영점 조율을 마친 뒤 8회 2사 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추격점을 냈다. 이어 한화가 8회 최재훈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4-1로 도망간 뒤 맞이한 9회 LG의 마지막 공격에서 날카로운 타격으로 역전을 이끌어냈다.
역전 드라마의 포문은 박동원이 열었다. 9회 무사 1루에서 한화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 중월 2점홈런을 터뜨렸다. 한 점 차(3-4)로 따라붙으며 흐름을 바꾼 LG는 박해민의 볼넷과 홍창기의 우전안타 등을 엮어 2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김현수가 박상원으로부터 내야를 빠르게 관통하는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인 102번째 안타. 두산 시절 옛 동료 홍성흔(101개)을 뛰어넘은 신기록이다. 통산 출장 또한 105게임으로 늘려 이 부문 1위 홍성흔(109경기)에 한 발 다가섰다.
사실 김현수는 두산 시절 치른 KS의 추억은 좋지 않다. 승부처마다 범타와 병살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LG에선 다르다. 지난 2023년 통합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다. 이날 또 한 번의 우승 가능성을 한껏 높이는 역전 적시타를 때려낸 직후, 김현수는 누상에서 뜨겁게 포효했다.

데일리 MVP로 선정된 김현수는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팬들도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오직 우승이다.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의 불안 요소를 떨쳐내지 못했다. 하루 전 3차전에선 1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이날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홈런 1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3실점했다. 선발 요니 치리노스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김현수의 맹활약으로 역전승을 일군 LG와 다 잡은 게임을 놓쳐 벼랑 끝으로 몰린 한화는 31일 오후 6시30분 같은 곳에서 5차전을 치른다. LG는 앤더스 톨허스트, 한화는 문동주를 각각 선봉장으로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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