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도 접었다···정기배송, 설 자리 잃다

2025-11-24

이커머스 시장이 속도·유연성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한때 반복 구매 고객을 붙잡는 핵심 전략이던 '정기배송'이 업계 전반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잃고 있다. 즉시배송 인프라가 표준화되며 소비자가 '주기'에 맞춰 상품을 받는 방식의 효용이 크게 줄어든 데다 정기배송 특유의 운영 구조가 최근 물류·재고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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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약 10년 운영한 정기배송 서비스 다음달 종료

SSG닷컴, 올해 8월 정기배송 완전 종료

다이소몰, 12월 정기배송 서비스 종료 예정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약 10년간 운영해 온 정기배송 서비스를 다음달 29일 종료한다. 지난 4월 신규 가입을 막은 데 이어 기존 고객까지 정리하는 조치다. 2015년 도입한 정기배송은 기저귀·생수·세제 등 반복 구매 품목을 자동 결제·배송하는 방식이었으나 최근 들어 이용자 유지율과 할인 메리트가 크게 줄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정기배송이 힘을 잃은 배경에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자리한다. 물건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줄었고 '필요한 순간 바로 주문하면 바로 받는' 방식이 시장의 표준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패턴이 바뀌었다"며 "정기배송의 장점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기배송 특유의 구조도 시장 흐름과 맞지 않는다. 고정 주기·고정 물량을 전제로 한 서비스 특성상 수요 변동에 대응하기 어렵고 재고 부담도 크다. 즉시배송 중심으로 물류망이 재편된 상황에서 정기배송은 효율 측면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기배송 축소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SSG닷컴은 올해 8월 정기배송을 완전히 접고 '쓱배송'·'스타배송' 등 도착보장형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이소몰도 오는 12월 정기배송을 종료한다. 오프라인 기반 업체인 롯데슈퍼 역시 정기배송과 새벽배송 등 실험적 모델을 잇달아 정리했다.

다만 반려동물 사료·건강기능식품·정수기 필터 등 일정 주기가 명확한 일부 품목에서는 여전히 정기 배송 수요가 남아 있다. 그러나 이들 품목은 시장 전체를 움직일 만큼 비중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한편 즉시배송 역시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새벽배송과 기존 근거리 즉시배송 모두 물류비가 계속 늘고 있어 수익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 수요가 압도적으로 몰리면서 업체들은 속도 경쟁을 멈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 속도가 경쟁력의 핵심이 된 시장에서 고정 주기 모델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며 "정기배송 축소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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