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대사 균형 회복하는 게 중요
식욕 억제·대사 조절해 체중 감량
치료제 맹신 말고 행동 치료 병행
고도비만 땐 위소매절제술 효과적
상 비만 현주소와 낙인
하 치료 패러다임 변화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비만을 단순한 개인의 식습관 문제나 의지 부족으로 설명하던 시대는 지났다. 현재 의료계는 비만을 뇌·장·호르몬·지방조직이 복잡하게 관여해 생기는 대사 질환으로 규정한다. 치료 목표 역시 체중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무너진 대사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치료 전략에도 뚜렷한 변화를 가져왔다. 최신 비만약을 비롯해 행동 치료, 디지털 헬스케어, 비만대사수술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새로운 치료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변화를 이끈 건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다. 고려대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권영근 교수는 “이 약물은 뇌 시상하부에 있는 포만중추(배부름을 느끼는 중추)에 신호를 보내 식욕을 억제한다”며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는데, 임상 연구에서는 체중의 15~20% 감량이 확인되며 치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약은 행동치료·식이·운동요법 보조수단
26세 여성 A씨는 ‘마음만 먹으면 살을 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각종 유행 다이어트를 반복했지만, 감량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다 어느새 체중은 100㎏을 넘겼다. 결국 병원을 찾은 A씨는 GLP-1 계열 약물인 위고비를 처방받았다. 6개월간 꾸준히 사용한 결과, 체중은 70㎏대로 내려갔다. A씨는 “성인이 된 후 처음 보는 숫자였다”며 “의지가 약해 살을 못 뺀 게 아니라 대사 조절에 어려움이 있던 거였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제로 모두가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약물은 통합 치료의 한 축일 뿐이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선현 교수는 “비만약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무반응군이 20~30% 존재한다”며 “생활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체중 감량은 물론 감량 상태를 오래 유지하기도 어렵다. 비만약은 행동 치료, 식이·운동요법과 병행하는 보조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만 치료에선 행동 치료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빠른 식사, 스트레스성 폭식, 불규칙한 섭취는 체중 관리의 큰 장애물이다. 행동 치료는 이런 습관을 파악하고 조정하는 과정이다. 30대 여성 B씨는 비만약과 함께 식사 일기를 작성하며 관리에 나섰다. 의료진과 2~4주 간격으로 식단을 점검해 식습관을 조정했더니 체중은 서서히 감소했다. 김 교수는 “식사 일기만으로도 10㎏ 가까이 감량한 사례가 있을 만큼 행동 치료는 매우 효과적이고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비만은 지방간·당뇨병·고혈압과 연관이 깊다. 다양한 대사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래서 체중 감량은 대사 질환을 치료하는 첫 단계가 된다. 40대 남성 C씨의 사례가 그렇다.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MASLD)을 진단받은 C씨는 비만 치료제로 체중이 줄자 간 수치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는 “비만약은 비보험·고가라는 장벽 때문에 아직 반감이 크지만, 해외에서는 위고비가 MASLD, 마운자로는 수면무호흡증 적응증을 확보하며 치료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비만대사수술이 효과적이다. 수술은 ▶약물·생활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고도비만 환자(BMI 35 이상)나 ▶BMI 30~35이면서 대사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권장된다. 대표적인 수술법은 ‘위소매절제술’과 ‘루와이 위우회술’ 두 가지다. 고려대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박성수 센터장은 “위소매절제술은 위의 일부(위저부)를 절제해 식욕을 부르는 그렐린 호르몬을 감소시키고, 루와이 위우회술은 소장의 연결 구조를 바꿔 체중 감량과 대사 개선 효과를 더 높인다”고 설명했다.
감량 넘어 대사이상 개선 목표
국내에서 많이 시행되는 건 위소매절제술이다. 수술 구조가 단순해 부작용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박 센터장은 “최근 대부분의 비만대사수술은 복강경으로 진행돼 절개 부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며 “합병증 재수술률도 1% 미만으로 안전성이 높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로 비만 치료는 더 정교해지고 있다. 스마트 체중계, 연속혈당측정기(CGM), 웨어러블 기기 등이 생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한다. 이를 통해 체중과 혈당 수치, 운동량, 수면 패턴이 간편하게 기록된다. 의료진은 이 정보를 보고 환자의 이상 징후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권 교수는 “특히 비만대사수술 환자의 체중 유지율을 높이고 재입원율을 낮추는 효과도 보고된다”며 “앞으로 비만 치료는 약물과 수술의 경계가 줄어드는 통합 치료로 발전할 것이다. 삼중 인크레틴 계열 신약, 개인 유전체 분석,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가 도입되면 환자별 대사 반응에 맞춘 정밀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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