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트럼프 헬스케어' 동참…6800조원 美시장 공략 청신호

2025-09-14

삼성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차세대 민관 헬스케어 프로그램에 국내 테크 기업으로 유일하게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 헬스케어 기업을 인수하는 등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삼성이 새 프로그램과 함께 향후 재편될 미국 내 헬스케어 산업 구도에서 활약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개최한 ‘건강 기술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Making Health Technology Great Again)’ 행사에 유일한 국내 테크 기업으로 참석했다. 이 행사는 공공이 주도해 빅테크 기술과 의료 기관 데이터,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의 역량을 융합해 새로운 건강 추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통해 미국 환자들이 건강 기록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의료 기관들도 서비스 질과 효율성을 높여 미국 의료의 고비용 구조를 완화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행사에는 오픈AI·구글·아마존 등 미국 대표 빅테크는 물론 미국 내 병원,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보험사 등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에서는 박헌수 모바일경험(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장이 자리했다. 분산돼 있는 헬스케어 시스템 통합, 기존 시스템과 정보기술(IT) 디바이스 간 호환성 확대 등이 논의됐다.

미국 기업, 의료 기관이 중심이 된 사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삼성전자는 향후 재편될 미국 산업 지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미국은 2023년 기준 헬스케어 시장 규모이 4조 9000억 달러(약 6821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며 건강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빅테크·헬스케어의 부가가치를 더하는 AI 기술도 선도하는 국가다.

세계 헬스케어 산업의 풍향계가 될 이번 프로젝트에 중국 경쟁 기업들은 배제됐다. 미국 사업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단위에서는 특유의 가성비 전략을 내세워 존재감을 높여 왔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 빠짐으로써 삼성전자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화웨이는 전년 대비 35% 성장해 13%의 점유율을 차지, 9%를 차지한 3위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렸다. 샤오미는 전년 대비 무려 135% 성장해 삼성전자를 1%포인트 차로 따라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운영체제가 다른 애플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안드로이드 OS를 쓴다는 점에서 삼성의 강력한 라이벌인데 이들이 배제됐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라며 “미국 시장은 세계 헬스케어 시장의 표준이 되는 시장이기에 여기서의 성과가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도 이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고(故)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시절인 2010년 바이오·배터리 등과 함께 의료기기 사업을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해 집중 투자했지만 뾰족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헬스케어 중심축에 AI가 도입되고 다양한 IT 기기들과의 시너지가 부각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IT 기기 역량을 헬스케어에 접목해 신사업을 발굴할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사업 투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AI 의료기기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지난해 9월 성장 키워드 4개 중 하나로 ‘메드테크(의료기기와 기술 결합)’를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이 벌이는 기존 사업과의 연계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워치8’에는 세계 최초로 항산화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가 탑재됐다. 갤럭시워치를 비롯해 갤럭시버즈·갤럭시링 등 삼성 웨어러블 제품을 통해 일상의 건강을 돌보는 웰니스 분야와 의료 분야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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