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집중된 해외건설, 유가 하락 걱정되네

2025-04-16

유가 급락 영향, 중동 수주 지연 또는 무산 가능성

지역별 수주 다각화 필요…유럽 수주 증가는 고무적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수주가 순항 중이다. 하지만 중동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사항이다. 최근 유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사업 지연 또는 취소 등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미국 현지 시각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61.46달러에 거래 마감됐다. 지난 2일 71.71달러였던 유가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로 인해 8일 59.74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가 유가에 직결되고 있어서다.

이런 유가 하락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82억1225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수치이자 1분기만 놓고 보면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주액이다.

이 중에서 중동 수주액은 49억6000만 달러로 60%를 차지한다. 지난해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 중 중동 비중은 49.8%인 점을 감안하면 10%가량 증가한 것이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3% 늘어났다.

중동 수주 비중 증가는 매월 1억 달러 이상 공사를 따냈기 때문이다. 1월 아랍에미리트 타지즈 메탄올 생산 플랜트(16억8000만 달러) 2월 사우디아라비아 쿨리스·후마이즈 380kV 송전선로 사업 2건3억8000만 달러) △루마1 나이리야 화력발전 플랜트 공사 2건(3월, 15억4000만 달러) 등 대형 공사를 계속해서 확보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으로 인해 향후 중동 건설시장에 먹구름이 몰려올 가능성이 있다. 예상됐던 공사들의 수주가 무산되거나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의 야심찬 신도시계획인 네옴시티의 경우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네옴시티 관련 프로젝트인 더 라인의 지하터널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발주처로부터 공정을 늦춰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3분의 1정도 공정을 마쳤으며 총 공사비는 6000억 원에 달한다.

해외건설협회도 1분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 하락 시 중동 지역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재정 여건이 악화돼 해외건설공사 발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건설시장 확보를 위해 중동 외 파이프라인 확대를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해외수주 지역의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지역별 비중을 보면 중동을 제외한 나머지는 유럽 11.2%, 북미 태평양 10.3% 아시아 8% 아프리카 5.9% 중남미 4.2% 순이다.

고무적인 부분은 최근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수주액이 늘었다는 점이다. 유럽은 헝가리 에코프로비엠 제1공장 보조설비 공사 등으로 올해 1분기 9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3억4000만 달러 대비 168.9% 증가했다. 2분기에는 173억 달러 규모 체코 원전사업이 계약이 기대된다. 아프리카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억 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 4억8000만 달러로 5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북미 태평양은 미국 내 제조 공장 건설 규모 감소로 인해 14억9800만 달러에서 8억4500만 달러로 43.6% 감소했다. 아시아도 10억4300만 달러에서 6억5900만 달러로 36.8%가량 줄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