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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권지현 기자] 매분기 치열한 실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최근 열린 2024년도 경영실적 기업설명회(IR)에서 전례 없는 모습을 연출해 주목받고 있다. 각각 '주주 사전 질문' '2025년도 아웃룩'을 담아내 기존 IR보다 밸류업(기업가치제고), 향후 경영 전략과 관련해 진정성을 끌어올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5일 2024년 실적발표를 통해 연 당기순이익 5조78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9.6% 늘어난 규모다. 하루 차이를 두고 신한금융은 작년 연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4조5175억원이라고 발표했다. KB금융은 이번 실적으로 국내 금융지주 첫 '5조원 순익' 기록을 세웠다. 신한금융은 지난 2023년 연 순익이 역성장했으나 1년 만에 반등에 성공, 2022년 이후 자체 두 번째로 높은 순익을 얻었다.
◇KB금융, '주주 질의응답'으로 투자자 소통 거듭 도약
실적도 빛났지만, 두 금융지주 IR에서는 '새로운 코너' 역시 이목을 끌었다. KB금융은 이번 IR에서 '개인주주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했다. 앞서 작년 3분기 IR에서 양종희 회장이 직접 나서 그룹 밸류업 전략을 밝혀 주목 받았는데, 투자자와의 소통 측면에서 또 한번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주주 질의응답 시간은 밸류업 계획을 통해 약속한 개인주주에 대한 소통 강화의 일환"이라며 "시장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려는 그룹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사전 접수된 개인주주 질문에 경영진이 직접 답변하도록 했다. 주주 질문은 ▲2025년 배당기준일 ▲향후 현금 배당 계획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와 시기 총 3가지로 모아졌다. 투자자들이 주주환원 정책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교적 자세히 질문 하나하나에 답을 했다.
먼저 그는 "분기 배당기준일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로 기존 분기 말일자에서 이제는 배당금이 확정된 이후로 날짜를 바꿀 수 있게 됐다"며 "KB금융은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배당기준일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작년 4분기 KB금융 배당기준일은 오는 28일이다. 이후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 CFO는 "현금 배당은 올해도 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으며, 자사주 매입 규모는 현재 상세히 언급하기 힘들지만, 그 시기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진행하되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한금융, '그룹 씽크탱크' 미래전략연구소 분석 공개
신한금융은 6일 IR 앞부분에서 그룹 미래전략연구소의 고유선 소장에게 마이크를 줘 이목을 끌었다. 천상영 CFO는 그룹의 개괄적인 실적 등을 언급한 뒤 곧바로 고 소장이 올해 경제·경영 환경 전망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도록 했다. 향후 전망을 통해 신한금융이 올해 손익을 내다보고 이에 따라 수익성 및 자본관리 방향을 수립하는 데 있어 정당성과 타당성을 확보, 주주들의 지지 역시 획득하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신한 미래전략연구소는 다른 금융지주 연구소와는 그룹 내 격이 다르다. 이번 IR이 더 주목받는 이유다. 신한 연구소는 전략·재무·운영·소비자보호 부문과 동일하게 회장 직속 기구로 운영된다. 그룹의 경영 전략과 마케팅, 성장동력 발굴 등을 위한 리서치 업무에 집중, 비즈니스를 위한 내부 씽크탱크(Think Tank)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다. KB·하나·우리금융의 연구소가 금융을 포함한 각 산업 전망 보고서, 연구·분석물 등을 발간해 대외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고 소장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환율·금리 ▲부동산 3부문으로 올해를 내다봤다. 그는 "당초 신한은 올해 1.8%가량 GDP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과 국내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내수 경기를 빠르게 냉각시키고 있어 현재는 1% 중반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전망 하에 대출 등 자산 성장의 환경들은 다소 부정적으로 판단되고, 특히 건전성 측면에서 유의를 해야 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환율·금리에 대해선 "원화 강세 기조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결과물이 달러 강세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한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부동산 경기는 "경기 부진과 대출 여건을 감안할 때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낮은데, 또 공급 제한과 인플레 환경을 고려하면 급락 가능성도 낮다"면서 "무엇보다 금융기관들을 가장 괴롭혔던 PF 부실 부분이 올해는 터널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