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투자자들 한 주 311억원 순매수
쿠싱증후군과 난소암 대형 시장 진입 '문턱'
올해 12월과 내년 7월 FDA 심사 기한 설정
최근 주가 부진은 유통망 차질 등의 이유
이 기사는 10월 22일 오후 4시1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의약품 개발업체 코셉트테라퓨틱스(NASDAQ: CORT)이 최근 우리나라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코셉트는 차별화된 작용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로 2개의 대형 시장 진입을 앞둔 회사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기존 약물의 유통망 문제와 실적 실망감으로 부진하다. 월가는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대거 순매수 이유
우리나라 투자자 사이에서는 월가의 낙관론에 동참하는 모습이 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1일까지 한 주 코셉트 순매수액은 2172만달러(약 311억원)로 개별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미국 주식 주간 순매수 상위 50위권(42위)에 포함됐다.

최근 코셉트의 인기 이유는 명확하다. 이미 약효가 임상시험에서 입증돼 '백금 내성 난소암(현재 난소암 표준 치료제인 백금 성분 계열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증상)'과 '쿠싱증후군'이라는 2개의 대형 시장 진입의 문턱에 있는 상황에서 최근 주가 부진을 초래한 요인들은 일종의 잡음일 뿐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현재 코셉트의 주가는 올해 경신한 최고점 대비 30% 넘게 빠졌다. 현재가(21일 종가)는 75.39달러로 3월 말 최고가 114.22달러 대비 35% 낮다. 낙폭 자체는 최고가 경신 직후 4월 하순까지 약 한 달 동안 대부분(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악재) 나왔지만 그 뒤에도 현재까지 등락을 거듭하는 부진 양상을 드러냈다.
◆최근 주가 부진, 왜
주가 부진의 배경에는 7월 발표된 2분기 실적의 실망감(전문 약국<옵타임케어>이 폭증한 처방을 감당 못 해 매출 손실), 제네릭 약물 제조업체 테바와의 회사 핵심 약물 코림(Korlym) 관련 소송에서의 패소 관측 등이 있다. 물론 그동안 여러 임상시험을 거치며 시험 성공 결과에 따라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전제가 깔린다.

*테바와의 법적 공방은 2018년부터 7년쨰 이어지고 있다. 테바가 그해 코림 제네릭 약물 출시를 위해 승인 신청서를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자 코셉트가 곧바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서 시작한다. 2023년 12월 법원에서 테바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나온 적이 있다. 2025년 7월 항소법원에서 구두변론이 열렸다.
또 이달 코림을 장기간 독점 유통해온 옵타임케어가 계약 종료를 발표한 점도 악재가 됐다. 코셉트는 옵타임케어가 코를림 처방 수요를 처리하지 못 하자 다른 전문 약국을 추가했는데 이에 옵타임케어가 반발한 것이다. 옵타임케어의 갑작스러운 공백은 매출 연속성에 위협이 됐다.
◆"악재 잡음 평가"
월가나 투자자들이 관련 악재를 '잡음'으로 보는 데는 근거가 있다. 코셉트의 신약 후보물질 '레라코릴란트'가 FDA의 승인 문턱에 서 있어서다. 쿠싱증후군 치료용과 백금 내성 난소암 치료용 2개가 대상이 되는데 각각 올해 12월30일과 내년 7월11일로 FDA의 최종 심사 기한이 확정됐다. 관련 기한에 맞춰 승인, 불승인, 보완요청 결정이 내려진다.
신약 후보물질 '레라코릴란트'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차단하는 길항제다. 쿠싱증후군에서는 과도한 '코르티솔'로 인한 고혈압·고혈당을 개선하고 백금 내성 난소암에서는 코르티솔이 유도하는 항세포사멸 효과를 억제해 항암제 민감성을 회복시킨다. 쿠싱증후군에서는 단독 치료제로 난소암에서는 항암제 효과를 높이는 보조제(병용요법)로 쓰이는 셈이다.
두 질환에서 핵심처럼 거론되는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부신피질 호르몬이다. 스트레스받으면 뇌가 부신에 신호를 보내고 부신은 즉각 코르티솔을 혈류로 쏟아낸다. 코르티솔은 정상적인 경우 대사와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다할 경우 문제를 야기한다.
문제가 야기되는 것은 단순히 코르티솔 혈중 농도가 높아서가 아니다. 세포 안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결합해 유해한 신호를 전달하는 데서 비롯된다. 쿠싱증후군은 과도한 코르티솔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고혈압과 복부비만, 당뇨, 골다공증, 근육 악화 등 전신에 걸친 증상이 나타난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