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째 최악의 대기오염이 이어지고 있는 인도 델리 수도권 지역에서 최근 3년간 약 20만명이 급성호흡기질환을 앓고, 3만명 이상이 호흡기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델리 지역에서 2022~2024년 사이 적어도 20만건 이상의 급성호흡기질환 사례가 확인됐다고 인도 정부가 밝혔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델리 내 주요 병원 6곳에서 2022년 급성호흡기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건수는 6만7054건이었고, 2023년에는 6만9293건, 2024년에는 6만8411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호흡기질환으로 입원을 한 이들은 3만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뉴델리를 포함해 인근 수도권 지역까지 합한 델리 지역의 인구는 3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BBC는 델리의 대기질지수(AQI)는 지난 10년간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겨울철에는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건강한 이들도 건강 악영향을 입을 수 있는 수준인 400을 여러 번 넘어선 바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델리의 평균 AQI는 380 정도였다. AQI는 초미세먼지,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기오염물질들의 농도를 종합해 해당 지역의 대기질을 보여주는 지수다. 수치가 높을수록 대기오염물질로 인해 건강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151∼200은 건강에 해로움, 201~300은 건강에 매우 해로움, 301 이상은 위험 등으로 분류된다.

인도 일간 더타임즈오브인디아의 지난 1월 보도를 보면 지난해 델리의 연 평균 PM2.5 농도는 104㎍/㎥로, 2023년의 101㎍/㎥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간 권고 기준인 5㎍/㎥의 20배가 넘는 수치다. 또 연 평균 PM10 농도 역시 2023년 207㎍/㎥에서 2024년 211㎍/㎥으로 늘어났다. 이 역시 WHO 연간 권고 기준 15㎍/㎥의 약 14배에 달하는 수치다.
인도 환경산림기후변화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1~9월 사이 PM2.5와 PM10 평균 농도는 각각 69㎍/㎥, 161㎍/㎥로 전년보다는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인도인들의 건강을 위협할 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델리에서 심각한 대기오염이 이어지고 있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델리 안팎 산업체와 주변의 화력발전소들이 배출하는 오염물질과 차량의 배기가스, 농업 폐기물 연소 등으로 생성된 오염물질들이 낮은 풍속과 대기 흐름 정체로 인해 확산되지 못하고 델리 지역을 뒤덮고 있다. 인도 정부는 차량 홀짝제를 실시하고, 농작물 소각을 금지하고, 인공 강우를 시도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염된 공기가 특히 어린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탓에 델리 내 병원들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대기오염이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길어지자 델리에서는 최근 주민들이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자주 벌어지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뿐 아니라 방독면을 쓰고 시위에 참가하는 이들도 있다.
델리 지역 주민들은 법원에 델리의 심각한 대기오염 해결을 위한 긴급 대책을 실시하도록 정부 당국에 명령해 달라는 청원도 제기했다. BBC는 델리 고등법원이 이날 시민 청원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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