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무호흡증, 건강 위협하는 조용한 경고

2025-12-05

잠은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회복 과정이다. 그러나 겉보기엔 깊은 잠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수십 차례 숨이 멈추는 위험한 상태가 반복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바로 ‘수면 무호흡증’이다. 의학계는 이를 단순한 수면 장애가 아니라 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 등 치명적 질환과 직결되는 전신성 위험 요인으로 경고하고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크게 폐쇄형, 중추형, 혼합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 가장 흔한 유형은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하는 폐쇄형이다. 과체중, 편도 비대, 턱 구조 이상 등 해부학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잠든 사이 기도가 막히면 공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고, 결국 뇌는 산소 부족을 감지해 몸을 강제로 깨운다. 낮 동안 이유 없는 졸음, 집중력 저하,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실제로 밤에 호흡 중단을 겪고 있다. 수면 무호흡증을 방치하면 혈압 상승, 부정맥, 심부전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코골이나 피곤함 정도로 넘기기엔 그 파급 영향이 결코 가볍지 않은 셈이다. 진단은 어렵지 않다. 병력 청취와 함께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면 한밤중 무호흡 빈도와 산소포화도 변화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코골이를 단순한 생활 습관으로 치부해 치료 시기를 놓친다는 점이다.

현대 사회에서 수면의 질은 건강의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와 과로로 면역력이 약해지는 시기에는 더욱 중요하다. 단순한 피곤함으로 여겨 방치한 증상이 사실은 몸이 보내는 구조 신호일 수 있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아침에 개운하지 않다면, 혹은 주변 사람이 “자다가 숨을 멈추더라”고 말한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검사를 권한다.

잠은 우리 삶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 시간을 건강하게 지키는 일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내는 차원을 넘어, 삶 전체의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이다. 수면 무호흡증은 조용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경고다. 자신의 잠을 돌아보는 것,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