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특히 더 중요한 경기가 있다. LG는 지난 주말을 고비이자 기회로 봤다. 한국시리즈 모의고사를 치르듯 3연전을 준비했고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1위 탈환에 성공한 LG는 주말 동안 두 발짝 더 달아났다.
한화는 LG보다 조금 더 일찍 고비를 맞았다. 지난 3일, 딱 100경기를 치른 한화는 2위 LG에 승차 없이 쫓기며 아슬아슬한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3위 롯데와의 격차도 4경기로 크지 않았다. 한 번의 실수로 크게 미끄러질 수 있는 위기였다.
한화는 지난주 첫 시리즈였던 KT전에 만전을 기했다.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인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모두 출격시켰다. 그러나 불펜이 무너지면서 3경기 중 2경기를 역전패당했다.
LG의 상황은 정반대였다. 한화전 직전 두산과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1위를 탈환했다. 2번의 승리가 모두 아슬아슬한 역전승이었다. 선발이 흔들렸으나 막판 수비 집중력과 타선의 클러치 능력이 빛을 발했다. 일주일 만에 우승 경쟁의 판도가 뒤바뀌었다.
LG는 직전 두산전을 대체 선발 최채흥과 5선발 송승기로 막았다. 그리고 한화와의 3연전에 1~3선발을 차례로 출격시켰다. 3명 모두 이번 시리즈 전까지 한화전 성적이 좋았다. 임찬규가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 0.41을 기록했고, 치리노스가 1경기 1승 평균자책 1.50, 손주영도 1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 1.29로 호투했다.
한화의 원투펀치 폰세와 와이스를 피한 LG는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한화전 3경기에서 LG 선발 투수는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한화는 최근 부진으로 인해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던 엄상백을 2차전 선발 투수로 올렸으나 1이닝 만에 6자책점하며 대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LG는 마운드뿐 아니라 타선도 최정예였다. LG는 이번 시즌 백업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실전 감각을 키우는 동시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 왔다. 그러나 이번 한화전에서는 예외 없이 모든 포지션에 1옵션 선수를 배치했다.
홍창기의 부상으로 리드오프가 신민재로 바뀐 것만 제외하면 LG의 ‘승리 공식’이나 다름없는 라인업이었다. 두산전부터 1군에 합류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오스틴 딘은 3경기 4타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LG는 이번 한화전 3경기 동안 팀 평균자책 1.93(리그 2위), 타율 0.321(리그 1위)을 기록했다. 2위 한화와의 격차는 2경기까지 벌어졌다.
페넌트레이스는 아직 35경기가 남아 있다. 하지만 LG는 최소한 이번 시리즈를 통해 흐름을 가져오는 데에 성공했다.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로 승리를 챙긴 LG는 이제 우승을 위한 다음 타이밍을 대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