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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지 벌써 5년, 윤규진 한화 불펜코치(41)가 10일 멜버른 볼파크 마운드에 올랐다. 코치가 선수들을 위해 배팅볼을 던져주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아니었다. 와인드업까지 하고 제대로 공을 뿌렸다. 현역 시절과 폼이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윤 코치가 배팅볼 투수로 나선 건 포수 블로킹 및 주루 플레이 훈련을 위해서였다. 원활한 훈련을 위해 원 바운드 볼을 안정적으로 던져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현장에서 의견을 모은 끝에 윤 코치가 낙점됐다.
윤 코치는 “공 던진 건 여기 와서 2번째다. 처음에는 다른 코치님들도 미심쩍어하셨는데, 한번 던지고 나니까 너무 만족스러워하셨다. 선수들도 원해서 좀 많이 불려 다닐 예정”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원 바운드 볼을 던지는 것도 숙달된 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 아예 현역으로 복귀해도 되겠다는 말에 윤 코치는 “시즌 준비는 순조롭게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 인대가 아프다. 가끔은 경련도 일어난다”며 껄껄 웃었다.
옆에서 훈련하던 마무리 주현상이 “코치님 이 정도까지 던지시는 건 제 역할이 컸다”며 말을 거들었다. 지난해부터 윤 코치가 주현상과 캐치볼 파트너로 공을 주고받았다는 설명이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 경쟁자가 새로 생긴 것 같다는 말에 주현상은 “그래도 힘이 많이 떨어지셨다”며 고개를 저었다.
멜버른에서 윤 코치는 할 일이 많다. 아무래도 나이 차가 적다 보니 투수들도 윤 코치를 더 많이 찾는다. 윤 코치는 “아무래도 양상문 코치님한테 직접 하기 어려운 얘기들을 저한테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우리 팀 투수들은 다 말이 많은 편이다. 심지어 새로 온 (코디) 폰세까지 말이 많더라. 지금 훈련하는 것도 시끌시끌하지 않으냐”고 웃었다.
할 일은 많지만 그래도 뿌듯하다. 투수들이 워낙 준비를 잘 해 왔다. 윤 코치는 “양상문 코치님 오신 이후로 특히 투수들 준비가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엄)상백이 포함해서 우리 팀 선발들 던지는 걸 뒤에서 보고 있으니 그냥 배가 부르더라”고 말했다.
불펜코치가 보직인 만큼 특히 불펜 투수들에게 기대가 크다. ‘캐치볼 파트너’ 주현상은 올해는 시즌 처음부터 마무리 투수로 시작한다. 윤 코치는 “현상이가 마무리 역할을 작년만큼만 해줘도 (불펜진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불펜에서 활력소 역할을 했던 조동욱 역시 기대하는 신예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하던 투수들의 시선이 윤 코치에게 모였다. 윤 코치가 “내 컨디션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이런 깊이 있는 인터뷰가 될 줄 몰랐다”며 다시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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