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20일(현지시간) 최강 북극 한파 탓에 40년 만에 실내에서 치러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한 선택을 받은 초대 손님 면면에 전 세계 시선이 집중됐다.
트럼프 취임선서와 취임연설이 진행된 워싱턴 DC 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는 수용 인원이 600여 명으로 제한됐다. 1985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 2기 취임식 때 같은 장소에 초대된 인원 96명에 비하면 다소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애초 의사당 앞 야외무대에서 개최할 계획에 따라 약 25만 명에게 취임식 초청장을 뿌린 것에 비하면 약 0.24%의 극소수만이 낙점을 받은 셈이다.
무대 왼쪽 맨 앞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남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 3남 배런, 며느리 라라, 사위 재러드 쿠슈너, 그리고 손자 손녀 등 가족들이 자리했다. 이들 뒤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 경영자들이 줄지어 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핵심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팀 쿡 애플 CEO, 쇼우 추 틱톡 CEO 등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이들 재계 인사 뒤편으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ㆍ스콧 베센트 재무장관ㆍ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내각 국무위원 주요 인사들이 섰다.
무대 오른쪽 맨 앞에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백악관에서 떠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를 비롯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이른바 ‘프레지던트(대통령) 클럽’ 멤버가 자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별도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멀어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모습을 드러냈고, ‘트럼프의 복심’으로 불리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이들 주변에 자리가 마련돼 위상을 짐작케 했다.
이들 뒤편으로는 극우 성향의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자리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국가 내부 행사로 간주돼 관례적으로 외국 정상 대신 각국 대사가 참석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일부 외국 정상들과 굴지의 IT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트럼프 스톰’이 몰고 올 격랑에 대비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풀이됐다.
이들 해외 지도자 옆으로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 등 9명의 연방 대법관이 앉았다. 이밖에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보수 진영의 대표적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 등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럼없이 대하는 관계의 몇몇 저명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민주당의 척 슈머 등 상원의원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머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당) 등 연방 상ㆍ하원 의원 일부가 참석했다.
상ㆍ하원 취임식 합동위원회 위원장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민주당)의 개회 선언과 함께 시작해 1시간여 진행된 이날 취임식에서는 오페라 가수 크리스토퍼 마치오가 ‘오! 아메리카’를 열창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가 끝난 뒤 여성 컨트리 가수 캐리 언더우드가 ‘아메리카 더 뷰티풀’을 불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