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모터스포츠의 열기를 더한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그리고 남겨진 숙제들

2025-10-15

지난 주말(12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팀(Mercedes-AMG PETRONAS F1 Team)이 참여한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Peaches Run Universe 2025)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기대 이상의 반응이 이어졌다. 과거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멈춘 이후 국내에서 ‘모터스포츠’는 말 그대로 비주류 스포츠라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었지만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는 말 그대로 수 많은 인파가 몰리며 ‘모터스포츠’가 가진 매력과 가치를 입증한 셈이다.

행사를 주관한 피치스 측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에는 2만 5천 여 명의 관람객들은 물론이고 미디어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까지 이어졌다. 실제 행사가 펼쳐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문전성시’라는 표현이 무엇인지 선명히 드러냈다.

개다가 행사의 내용 역시 인상적이었다.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는 단순히 ‘F1 데모런’ 만으로 채워진 게 아니었다. 물론 수 많은 관람객들은 발테리 보타스가 W13 E-퍼포먼스의 스티어링 휠을 쥐고 달리는 것을 눈에 담는 것이 제 1의 목표였겠지만 행사 현장에는 그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척박한 성장 환경에서도 ‘모터스포츠 스타의 꿈’을 꾸며 매일 성장하고 있는 어린 카트 선수들은 물론이고 국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이목을 끌고 있는 래디컬 컵 코리아의 퍼포먼스 주행이 펼쳐지며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여기에 국내 모터스포츠 명가이자 이탈리아를 거쳐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솔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또한 박준의, 박준성 투 톱과 세 대의 TCR 레이스카를 투입, ‘투어링 카 레이스’의 정점이 무엇인지 확실히 각인시키는 모습이었다.

특히 래디컬 컵 코리아와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의 TCR 레이스카들은 강렬한 배기 사운드를 과시했다. 이를 통해 V6 엔진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사운드’를 내지 못한 W13 E-퍼포먼스 주행의 ‘2% 아쉬운 부분’을 확실히 채워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강력한 성능과 압도적인 디자인 등을 과시하는 여러 스포츠카 및 슈퍼카 등이 함께 서킷을 달리고, 희귀한 차량들과 클래식 차량들의 주행도 함께 만나볼 수 있어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는 더욱 다채롭고 특별한 매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다채로운 주행 외에도 발테리 보타스가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아 화제가 되었던 서킷 주행 체험 ‘스피드 택시’, 오프닝과 하프타임의 축하 공연, 마지막 피날레 퍼레이드까지 다채로운 콘텐츠로 구성되어 ‘행사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게다가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의 중심이 되어준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팀 역시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발테리 보타스는 물론이고 팀원들 모두가 행사 기간 내내 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높은 적극성을 보여주기도 했을 뿐 아니라 ‘미래의 스타’가 될 카트 선수들에게 특별한 견학 시간을 제공해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주기도 했다.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의 흥행은 이어 국내 모터스포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인제스피디움에서 TCR 월드 투어와 함께 현대 N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F1 데모 런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던 TCR 레이스카들의 퍼포먼스, 그리고 격렬한 투어링 카들의 경쟁을 마주할 수 있어 이목이 더해지고 있다.

또 11월 1일과 2일에는 국내 모터스포츠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2025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최종전이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이 열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예정된 상황인 만큼 국내 모터스포츠를 향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는 행사의 외형은 물론이고 그 내용에서도 ‘훌륭한 결과’를 이뤄낸 행사이며 ‘앞으로의 기대감’을 더하는 행사라 평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명확히 남겨진 숙제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은 성공적인 이벤트였고, 특별했으며 앞으로 국내 모터스포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국제 대회 유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대감 또한 함께 더하는 특별한 순간일 것이다. 그렇기에 꼭 지적해야 할 것들이 존재한다.

‘경쟁’이라는 구도 아래 자리한 모터스포츠는 그 태생부터 ‘위험’이라는 것을 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높은 기준과 규격을 요구한다. 실제 모터스포츠에 나서는 선수들은 모두 ‘안전’을 위한 방염복을 비롯해 각종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이를 성능 및 유효 기간 등을 감독 받는다.

그리고 모터스포츠를 취재하는 미디어 관계자들도 취재 경험과 교육, 장비 등에 따른 취재 범위의 차등이 존재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징계 및 퇴출 등으로 이어지는 ‘관리 및 감독’이 존재한다. 참고로 이는 FIA의 국제적인 관리를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엄격함’은 관람객들의 안전에도 적용된다. 실제 이번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에서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2번 코너와 5번 코너의 ‘링크 구간’을 활용해 직선 구간을 길게 만들고 철제 펜스 및 워터 배리어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주행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고정되지 않은 철제 펜스와 물을 제대로 채우지 않은 워터 배리어, 그리고 배리어와 안전 공간 없이 배치된 관람 공간은 말 그대로 관람객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선택이었다. 게다가 관람객 역시 캠핑 의자를 가져와 앉아서 관람해 위험을 피하기 어려운 선택을 하기도 했다.

결국 모든 주행이 마친 상황, 낮아긴 기온과 노면 온도에 주행 중인 모터사이클 두 대가 미끌어지며 펜스, 워터 배리어와 충돌하며 관람객 일부가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모두 자진귀가를 했지만 미리 예방할 수 있던 사고였다는 점, 그리고 현장 대처의 미숙 등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참고로 비슷한 행사가 진행될 때에는 워터 배리어를 1~2m 간격으로 두 줄로 배치하거나 1차 워터 배리어와 관람 공간의 간격을 배치해 충격 흡수와 ‘관람객 보호’를 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두고, 모든 배리어는 상호 고정, 체결하여 ‘큰 충격’을 억제한다.

그리고 이러한 안전 외에도 ‘행사의 운영’ 전반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피치스 측의 설명처럼 2만 5천 여 명에 한 공간에 집중되는 행사가 펼쳐지는 경우 ‘관람객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안내를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지만 이번 행사는 이 부분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 관람객들은 입장부터 혼란과 불편함을 겪을 수 밖에 없었고 입장 이후에도 음식, 음료의 구매, 휴식 공간 등 다양한 관람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통신’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서의 소통 등에서 난처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기도 했다.

참고로 이러한 부분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행사가 펼져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이미 국내 모터스포츠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슈퍼레이스를 꾸준히 유치해오며 수 만 명 수준의 행사를 대응해본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에 더욱 아쉬운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아무리 ‘데모 런’임에도 트랙 위에서 여러 레이스카들이 달리는 상황에서 ‘안전한 관람 공간’과 진입하면 안될 ‘제한 공간’의 관리, 감독이 원할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말 그대로 현장에서의 업무 인력의 부족함의 결과로 보여 더욱 크게 아쉬웠다.

다시 말하지만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일반적인 도심에서의 행사가 아니라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라는 특별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서킷에서 펼쳐진 행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모두의 찬사를 받기도 충분했다.

그러나 분명 ‘극복해야 할 숙제’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숙제는 조금 더 여유를 두고 고민을 해 준비를 했다면 막을 수 있었고, 앞으로도 ‘개선할 수 있으며 극복할 수 있는 숙제’인 것이다. 피치스 측에서도 이를 잘 알고 있으며 ‘개선의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피치스 측은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5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문가의 자문 및 프로세스 개선 등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번 행사 보다 더 나은 행사를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부디 피치스 런 유니버스 2026이 더 나은 모습을 마주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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