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K뷰티…미래 전망서, 각론형이 트렌드

2025-09-17

내년 유행이나 변화를 예측하는 트렌드 전망 서적들이 올해는 한발 빨리 독자를 찾는다.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출판사들이 출간 일정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17일 출판사들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2026년 트렌드 서적들이 잇따라 출간된다. 이미 예약 판매에 들어간 대표적인 트렌드 분석서인 ‘트렌드코리아’가 24일 서점가에 공식 출간되고, 20대를 집중 분석하는 ‘Z세대 트렌드’도 22일 나온다. 재테크 분야에서는 ‘머니트렌드’가 23일부터 발송을 시작하며, 김경민 서울대 교수의 ‘부동산트렌드’도 같은 주 발간된다. 이외에 ‘카이스트 미래전략’ ‘라이프트렌드’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등도 줄줄이 출간 대기 중이다. 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매년 10월 기업들이 사업계획 작성에 들어가는 시점을 고려해 9월 말부터 관련 서적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는데, 올해는 추석 연휴 영향으로 예약 판매와 발간 시기가 더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기술·사회·경제가 급변하는 시대이기에 ‘1년 단위’ 전망서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수요는 여전히 꾸준하다. 기획·영업·인사 파트 등 기업 실무자들의 수요가 워낙 탄탄한 데다 취업준비생과 연구자들 역시 트렌드 예측서의 독자군에서 빠지지 않는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기업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전망 서적을 기본 참고서처럼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수요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테디셀러 ‘트렌드코리아’는 지난해 예스24 기준 경제·경영 분야 1위를 16주간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입증했다.

트렌드 전망서의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미래 유행을 백화점식으로 소개하는 개괄서보다 특정 산업·세대·분야를 심층 분석하는 ‘각론형’ 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K뷰티 산업을 조명한 ‘K뷰티 트렌드’, 생활 변화를 세밀히 추적한 ‘라이프트렌드’가 대표적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Z세대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그들의 사고 방식과 문화를 심층 해부한 ‘Z세대 트렌드’를 꾸준히 내고 있다. 글로벌 동향과 관련해서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시공사와 함께 펴내고 있는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가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전 세계 85개국 131개 도시 무역관이 발굴한 30개의 혁신 사례 등 글로벌 흐름을 짚는다.

내년 전망서의 주요 테마로는 인공지능(AI)이 몰고 온 변화가 단연 손꼽힌다. AI 챗봇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일상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소비 패턴과 노동의 풍경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또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조망하는 전망서들이 많다.

또 하나의 주제는 ‘감정’이다. 장기 불황, 인구 감소, 기후 위기와 사회적 갈등이 겹치며 ‘감정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Z세대가 주목하는 키워드는 ‘메타센싱(Meta-sensing)’이다. 결핍된 다정함과 여유를 되찾으려는 이들의 태도는 단순한 개인 심리학을 넘어 새로운 사회적 흐름으로 부각된다.

기후 변화도 생활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변수가 됐다. 폭염과 이상 기후가 일상화되면서 에너지 소비, 주거 문화, 여가 생활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변화가 관찰된다. 관련 전망서들은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소비를 내년에도 이어질 중요한 키워드로 꼽는다.

재테크 전망서 역시 출판사들이 힘을 쏟는 분야다. 투자 전망서들은 상반기 투자 성적을 결산하고 재테크 공부에 열을 올리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팔린다. 매년 출간되는 재테크 시장 전망서인 ‘머니트렌드’는 김도윤(김작가TV), 정태익(부읽남) 등 유튜브 기반 경제 인플루언서를 집필진으로 꾸려 확실한 마케팅 파워를 갖췄다. 이들의 구독자 수는 총 480만 명에 달한다.

부동산 관련 전망서 역시 정책·세금·규제 변화를 정리하고 시장 흐름을 읽어내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올해 정권 교체로 인해 정책 환경이 크게 변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된 점도 부동산 시장 전망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출판사들은 저자 강연회나 북토크를 결합한 마케팅으로 독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머니트렌드의 경우 저자 강연을 들을 수 있는 패키지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북모먼트 관계자는 “빠르게 바뀌는 세상을 먼저 읽으려는 독자들의 갈증은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즉각적인 변화를 접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의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전망서가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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