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벨’ 강남서 새 출발…매물 신세 KFC코리아 ‘반전카드’ 될까

2025-09-16

KFC코리아, 바 콘셉트 적용한 '타코벨 더강남' 오픈…점심·저녁 수요 동시 공략

감칠맛·매운맛 등 현지화 메뉴 개발, 가격 문턱 내려 '가성비 브랜드' 포지셔닝

'멕시칸 푸드' 대중화로 5년 내 40개 매장 목표, 성장 전략 지속가능성엔 의문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에서 멕시칸 푸드 브랜드 ‘타코벨’을 운영하는 KFC 코리아가 서울 강남에 첫 매장을 열며 외형 확장에 나선다. 그간 타코벨은 수차례 국내 운영사를 바꿨지만, 시장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진 못했었다. 운영사인 KFC 코리아가 현재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상황인 만큼, 브랜드 확산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16일 KFC코리아에 따르면 오는 17일 문을 여는 ‘타코벨 더강남’에는 아시아 매장 최초로 ‘바(Bar)’ 콘셉트가 적용된다. 낮에는 타코·퀘사디아·부리또 등을 판매하는 캐주얼 QSR 매장으로, 저녁에는 주류와 야식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이원화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KFC코리아가 ‘투트랙’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은 초기 소비자 접점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서다. KFC코리아는 앞서 ‘버거펍’ 콘셉트 특화매장 KFC 압구정로데오점을 통해 QSR 브랜드에서 저녁 이후 주류 판매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한 만큼, 타코벨에서도 술과 음식을 결합한 신규 모델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호상 KFC코리아 대표는 “낮에는 주변 밥집과 경쟁하고, 저녁에는 주변 술집과 경쟁하면서 식사와 음주 수요를 모두 품는 전략은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면서 “KFC코리아에서 선보이는 멕시칸 푸드 카테고리의 경쟁력과 독창성, 특히 강남 기준 저렴한 가격대를 통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멕시칸 푸드 프랜차이즈 타코벨은 지난 1991년 동신식품을 통해 국내에 첫발을 디뎠다. 하지만 여러 차례 운영사가 바뀌면서 시장 진입과 철수가 반복됐고, 타코벨 본사의 복수 마스터프랜차이즈(MF) 전략에 따른 갈등까지 겹치며 국내 시장에서 크게 확산되진 못했다. 2018년 M2G 사업 종료 이후 캘리스코가 단독으로 맡아 왔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운영부진으로 매장 수 감소세를 보였다. 캘리스코는 올해로 12년째 타코벨을 운영 중이지만 현재 매장 수는 9개에 불과하다. 한때 15개까지 늘었던 매장 수는 물론, 당초 캘리스코의 목표였던 50개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타코벨이 국내에서 ‘이름값’을 못하는 결과를 거둔 데에는 낯선 메뉴에 대한 소비자의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소비자들은 ‘타코’나 ‘퀘사디아’ 등 타코벨 대표 메뉴를 식사나 간식, 안주 등 어느 카테고리에서도 애매하게 느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멕시칸 푸드에 대한 경험이 적은 상황에서, 캘리스코가 ‘정통 멕시칸 푸드’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한 것도 패착으로 평가된다.

KFC코리아는 앞선 타코벨의 부진을 반면교사로 삼아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했다. MZ세대를 타깃 소비자로 삼아 기존 타코벨 메뉴 대비 감칠맛이나 식감 등을 개선했고, 특히 신규 소스 개발 등을 통해 메뉴에서 매콤한 맛을 대폭 강화했다. 이와 함께 ‘타코’의 경우 3000원대, 음료 등이 포함된 세트메뉴는 8000원대, 안주와 주류 등을 2만원대로 설정하면서 소비자에게 확실한 ‘가성비 브랜드’로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점심에는 ‘저렴한 한끼’, 저녁에는 ‘부담 없는 술 한 잔’으로 이미지를 각인해 기존 타코벨과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신 대표는 “과거엔 한국 소비자가 접할 수 있던 멕시칸 푸드 브랜드나 음식점 자체가 많지 않았고, 멕시칸 푸드가 가진 기능적 가치를 소비자에게 소구하지 못했으며, 특히 프리미엄 이미지로 가격대까지 높았다”면서 “KFC코리아는 멕시칸 푸드가 가진 진입장벽을 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서 완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구성으로 조합한 세트메뉴를 갖춰 점심메뉴나 안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학습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FC코리아는 올해까지 강남 등 특수상권을 중심으로 ‘풀 바(Full Bar)’ 형태 직영 매장을 3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후 추이를 살펴 5년 내 약 40개 매장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캘리스코의 50개보다는 보수적인 수치지만, 기존에 타코벨이 거둔 성과를 감안하면 낙관하긴 어려운 목표다.

다만 KFC코리아 대주주인 사모펀드 오케스트라PE에서 KFC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KFC코리아가 수립한 타코벨 성장 전략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가성비 박리다매' 전략이 궤도에 오르려면 일정 수 이상 매장 확장이 불가피한데, KFC코리아가 '매물 신세'인 만큼 타코벨의 초기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가격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호상 KFC코리아 대표는 "아직 정식 오픈 전인만큼, 실제 오픈 후 새로운 전략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피고 어떤 방향성으로 타코벨 사업을 확장할 것인기 결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국내에서 멕시칸 푸드 카테고리가 자리잡고 있는 단계인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에서 멕시칸 푸드 카테고리 자체를 확장하는 데 기여를 하겠다는 포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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