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포털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네이버가 11월 중순께 새로운 AI 서비스와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매년 연구개발(R&D) 비용을 확대하며 AI 서비스 역량 제고에 힘써 온 네이버가 선보일 청사진에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1월 개발자 콘퍼런스 '단(DAN) 25'를 개최할 예정이다. 단은 플랫폼의 순우리말 표현으로, 네이버는 2023년 처음으로 이 행사를 개최해 네이버와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등 팀네이버의 기술력과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들을 공개하고 있다. 2023년에는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큐(CUE:) 같은 새로운 AI 서비스를, 2024년에는 서비스마다 AI 기술을 녹이는 '온 서비스 AI'를 각각 공개했다.
올해 역시 AI를 활용한 새로운 기술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유력한 건 네이버가 내년 도입을 예고한 대화형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AI 탭'의 상세 기능이다.
지난 6월 선공개된 AI 탭은 AI 기반으로 대화형 검색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이미 통합검색에 생성형 AI가 검색 결과를 요약하는 'AI 브리핑'을 적용해 서비스 중이지만 향후엔 네이버 통합검색에서 별도의 페이지 형태로 노출된다. 네이버 검색 사용자가 특정 질의어로 검색하면 우선 'AI 브리핑'이 관련 내용을 요약·정리하고, 이때 사용자가 'AI 탭' 페이지를 클릭해 대화형으로 물어보면 적절한 답변이 제공되는 형태다.
다만 AI 브리핑의 사용 비중은 8% 안팎에 불과해 현재로선 이용자들 사이에 제대로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네이버는 내년 도입될 AI 탭의 안착을 위해 이 비중을 연말까지 2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네이버는 내년 AI 탭에 커머스·플레이스·금융 등 다양한 버티컬 에이전트 서비스도 연동할 계획이다. AI탭에서 검색·예약·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통합 AI 에이전트'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이밖에 네이버가 그간 매진해 온 연구개발 성과물들이 공개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네이버가 연구개발 중인 프로젝트는 152건에 이른다. 다만 네이버 관계자는 "단 25에서 공개될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 세부 조율이 진행되는 중"이라고만 말했다.
네이버의 이 같은 시도는 전 세계 AI 모델들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글로벌 빅테크로 떠오른 오픈AI는 물론 세계 검색시장을 제패한 구글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도 변화에 나선 것이다. 네이버는 전사적인 AI 서비스 개발을 위해 투자 비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연구개발 비용은 1조386억원으로 전년 동기(8988억원) 대비 15.6%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인데, 현재 속도로 보면 연간 R&D 비용으로 2조원을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그간 네이버가 선보인 AI 서비스 경쟁력은 성과로 점차 입증되는 중이다. 지난 3월 출시한 AI 기반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리뷰 탐색까지 전 과정에 AI를 녹여내며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광고는 '애드 부스트' 등 AI 기술의 활용으로 기존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던 비상업 키워드의 수익화를 확대했고, 쇼핑에서는 상품의 다양성과 AI 기술이 만나 초개인화된 추천과 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