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SK, 최태원은 ‘경영 드라이브’

2025-10-16

최태원 SK 회장의 이혼 소송 리스크(위험)로 자칫 그룹 지배구조까지 흔들릴 뻔한 SK가 한숨을 돌렸다. 대법원이 조 단위 재산 분할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다. 재계 2위 SK 수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인 최 회장의 행보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서울고법에서 법정 공방을 이어가더라도 재산 분할금은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SK㈜ 주식을 처분할 이유도 사라졌다.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가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현재 최 회장의 SK㈜ 지분은 17.9%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25.46%다. 대규모 재산 분할을 할 경우 SK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소송이 ‘세기의 이혼’으로 불린 이유 중 하나다.

미국 블룸버그는 2심 선고 직후 “최 회장이 이혼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SK㈜ 지분 일부를 양도·매각해야 한다면 회장 일가 지분율은 (당시 25%에서)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의 경영권 위협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17년 이혼 조정부터 시작한 사법 리스크를 한 짐 덜게 된 최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경제인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모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이 함께한다. 같은 시기 미국을 찾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측면 지원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으로서도 힘을 쏟아야 한다. 당장 10월 말 경주에서 치르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의장으로서 막바지 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경제단체장으로서 재계를 대표해 밖으로 미·중 통상 압력에 대응하고, 안으로 이재명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SK그룹 수장으로서 과제도 쌓여 있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SK이노베이션 등을 중심으로 한 그룹 리밸런싱(재구조화)도 속도를 내야 한다. 최근 SK텔레콤의 해킹 사태를 수습하는 것도 과제다.

이날 판결 직후 유가증권시장에서 SK㈜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한때 7.8%까지 떨어졌다. SK 측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SK 관계자는 “SK가 비자금으로 성장했다는 오해를 해소한 만큼 구성원들의 명예와 긍지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환송 후 재판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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