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마칸이 전기 모델(마칸 일렉트릭)로 돌아왔다. 2023년 유럽에서 출시됐고, 올해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시승 코스는 포르쉐 한남 스튜디오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왕복 320㎞ 거리다. 도심 지역에서 강변 도로, 산악 지역 와인딩 코스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코스다.
마칸 일렉트릭 최상위 트림 '마칸 터보'와, 아래 트림 '마칸 4S'를 번갈아 시승했다. 2014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80만대 이상 판매된 마칸 일렉트릭은 달리는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태어난 전기차였다.
외관은 기존 마칸보다 날렵해졌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포르쉐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을 새롭게 적용했다. 새로운 휠디자인과 에어 인테이크(공기흡입구), 어댑티브 리어 스포일러(뒷날개) 등 차체를 낮추는 설계를 적용했다. 공기저항계수 0.25를 실현, 공기 흐름을 최적화했다.
성능은 독보적 요소다. 마칸 터보는 최고 출력 584마력, 최대 토크 115.2㎏·m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단 3.3초다. 전기 모터를 뒤쪽에 배치해 무게 균형을 맞췄고 토크 배분과 리어 액슬 스티어링(후륜 조향) 결합으로 커브 가속 시 민첩한 핸들링을, 와인딩 구간 시 역동적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 모드를 바꿔가며 타봤다. 주행 모드는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오프로드로 나뉜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샤시 높이가 조절되며 차량이 달릴 준비를 마쳤다. 노멀 모드와 달리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하게 바뀐 것이 느껴졌다.
E-스포츠 사운드 기능을 활성화하면 내연기관이 뿜어내는 듯한 엔진음을 들으며 차량 성능을 즐길 수 있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시원한 가속력을 뽐냈다.
마칸 일렉트릭은 전기차이지만, 내연기관처럼 거부감 없는 회생제동 조절 능력도 확보했다. 운전자가 원하는 감속이 회생 제동으로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양보다 크면 유압식 브레이크가 작동해 제동 정도를 조절했다. 마칸 터보로 150㎞를 주행한 후 살펴본 전비 기록은 kWh당 4.5㎞다. 공인 복합전비 kWh당 4㎞를 상회하는 효율이다.
마칸 4S는 최고출력 448마력, 최대토크 83.6 kgf·m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1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 마칸 4S 주행거리는 450㎞로, 마칸 터보보다 21㎞ 길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과 제동 페달을 동시에 밟게하는 런치 컨트롤 작동 시 마칸 4S는 516마력까지 올라간다.
마칸 4S도 터보와 동일하게 노멀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번걸아 달렸지만, 터보보다 각 모드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할 때 전반적으로 안정적 승차감이 느껴졌다. 운전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4S보다 마칸 터보가 적합하다.
마칸 4S 옵션 사양으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레벨링 시스템, 차고 조절 기능,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 서라운드 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마칸 4S로 나머지 150㎞ 구간을 주행한 결과, kWh당 4.8㎞ 전비가 기록됐다. 공인 복합전비 kWh당 4.1㎞를 상회하는 효율이다.
마칸 일렉트릭을 300㎞ 넘는 거리를 시승한 결과 다이내믹한 성능과 승차감이 조화를 이룬 차량임에 분명했다. 세단과 같은 안정적 승차감과 스포츠카 폭발적 성능을 두루 갖춘 차량이었다. PPE의 800V 아키텍처를 채택한 덕분에 DC 급속 충전 출력 최대 270㎾ 속도로 21분 이내에 배터리를 10%에서 80퍼센트까지 충전할 수도 있었다.
마칸 일렉트릭 가격은 9000만원부터다. 마칸 모델이 9910만원, 마칸4가 1억590만원, 마칸 4S가 1억1440만원, 마칸 터보가 1억3850만원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