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건설업계는 3만4000명분의 일손이 부족했다. 2020년 상반기 부족분이 1만2000명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인력난이 계속 심화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외국인 노동자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인건비도 급격히 올랐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일반공사 노동자의 1일(8시간 기준) 임금은 26만여 원이었고, 2020년에는 21만여 원이었다. 2023년 기준 33만여 명의 외국인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데, 대부분 3년 만기 비자로 입국하므로 숙련공이 되기는 어렵다.
고령화도 이슈가 된다. 현장의 고령(55~79세) 취업자는 80만여 명으로 10년 전보다 두 배쯤 늘었고, 평균 연령은 53.1세이다. 숙련공 부족과 고령화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건설업의 개인 생산성은 제조업의 대략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건설업은 사람이 현장을 따라다니면서 움직이다 보니, 노동자의 정규직화가 쉽지 않고, 혹한기에는 현장 작업도 쉽지 않다. 제조업의 생산성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업종이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데, OSC(Off Site Construction·탈현장건설)가 유력한 대안이다.
현장 외 건설을 의미하는 OSC의 뿌리는 17세기로 거슬러간다. 영국은 식민지에 이주시킨 자국민들을 위한 주택이 대량으로 필요했으나, 현지 기술과 물자는 열악했다. 결국 본토에서 주택의 구조물을 제작하고 배로 운송해서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이런 초기 OSC는 1800년대 초반까지도 활용됐다. OSC를 적극 도입하면 공장 근무 건설 노동자의 비율이 올라가고, 계절과 관계없이 작업할 수 있으며 시공의 수준도 당연히 올라간다. 공기 단축과 탄소 배출 저감까지 되므로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현장 인력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OSC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지금은 개성 있는 건축물보다는 기숙사·학교·소형아파트 등 일정 유닛이 반복되는 공간에 활용되지만, 기술 발전은 OSC의 확산을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5)’에서 일본 토요타는 건물과 자동차를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하는 ‘우븐시티’ 1단계 완공을 발표했다. 우븐시티는 후지산 아래 스소노 지역에 70만8000㎡ 규모, 축구장 100개를 합친 넓이로 조성된다. 앞으로 직물 짜듯이(woven) 도시가 AI로 관리될 것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3기 신도시에 1만 모듈의 주택을 OSC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업과 제조업의 경계가 이미 허물어지고 있다. 건설, 이제는 제조업으로 전환할 때이다.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