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도날드가 미국에서 '5달러(약 7000원) 메뉴'를 꺼내 들며 가격 인하에 나섰다. 돌아선 소비자 민심을 잡기 위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자들이 메뉴 가격 급등에 반발하자 버거 체인점들이 가격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며 “맥도날드는 가맹점주들이 가격 인하에 동의할 경우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미국 내 가맹점들과 협의해 인기 세트 메뉴 8종의 가격을 단품 메뉴 합계보다 15% 낮게 하기로 합의했다.
인하된 가격은 9월부터 적용되며, 가맹점주들은 내년 초까지 이를 유지해야 한다.
맥도날드는 또 5달러 아침 메뉴와 8달러 빅맥·맥너겟 세트 메뉴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해 한시적으로 5달러 세트 메뉴를 선보여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식료품비 부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0%는 식료품비 지출이 주된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답했다.
맥도날드는 이달 초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68억4000만 달러(약 9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요 고객 기반인 저소득층의 매장 방문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맥도날드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자 인식을 형성하는 가장 큰 요인은 메뉴판”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식당 방문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며 “이들을 다시 붙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는 그동안 꾸준히 가격을 올려왔다. 대표 인기 메뉴인 빅맥 콤보 세트 가격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27% 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18달러(약 2만5000원)짜리 빅맥 세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맥도날드 미국 법인 사장은 이례적으로 공개서한을 내고 “특정 매장의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