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덕다운(오리털) 패딩 혼용률을 속여 판 패션기업 대표를 사기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20일 라퍼지스토어와 오로를 운영하는 패션기업 슬로우스탠다드 대표 손모씨를 사기죄와 업무방해, 부정정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의정부경찰서에 고소했다.
라퍼지스토어는 2023년부터 무신사 스토어에서 ‘덕다운 아르틱 후드패딩’을 팔면서 충전재로 오리솜털을 80% 사용했다고 기재했으나 실제 사용률이 5% 미만으로 조사됐다. 라퍼지스토어는 무신사가 시험 성적서를 요구하자 고객에게 판매한 것과 다른 제품을 검사한 성적서를 제출해 업무상 혼선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로 또한 패딩 혼용률 오기재, 가품 부자재 사용, 디자인 도용 등이 적발됐다.
무신사는 패딩 등 충전재 혼용률 이슈가 불거지자 덕다운과 캐시미어 약 8000종을 전수조사해 지난 21일까지 약 4500여종(57.4%)의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았다. 무신사는 현재까지 혼용률을 속인 2개 업체의 퇴점과 5개 업체에 대해 일정 기간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달 인템포무드의 판매를 중단하고, 4월 1일자로 라퍼지스토어 퇴점 조치를 결정했다. 이달 들어서는 오로의 퇴점을 결정했고, 굿라이프웍스·디미트리블랙·후아유·라미네즈의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 중단 제재를 받은 5개사는 최소 5일∼최대 35일간 전체 상품을 무신사를 통해 팔 수 없다.
무신사는 이달 말까지 나머지 조사 대상 의류의 시험 성적서 또는 최근에 시험을 의뢰한 신청서를 제출받는다. 이를 제출하지 않은 업체는 다음 달 3일부터 전체 상품 판매를 중지한다. 시험 성적서를 제출한 제품 중 1057종을 임의로 선정해 혼용률 조사를 직접 의뢰하기도 했다.
무신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브랜드 관리 업무 전반을 재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규 브랜드는 입점 기준을 높이고 심사 절차를 추가하고, 기존 입점 브랜드도 상품 등록 절차를 강화해 품질 증빙 서류 제출을 의무화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급속히 양적 팽창하면서 질적 성장에 필요한 사항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의무와 책임에 한계를 두지 않고 고객과 브랜드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차별화된 패션 플랫폼이 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