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의 식량난이 심각한 가운데 빵을 구하려던 팔레스타인인들이 인파에 휩쓸려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중심부의 한 빵집 앞에서 어린이 2명과 여성 1명이 인파에 깔려 숨졌다. 희생자 중에는 17세 소녀도 포함됐다.
소녀의 아버지인 오사마 아부 알라반은 "딸에게 여동생과 함께 빵을 사오라고 했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에게 휩쓸려 사라진 후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죽은 딸을 데리고 나오는 모습만 봤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북부 지역에서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가자지구의 기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가자지구 중심부의 모든 빵집이 심각한 공급 부족으로 영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빵은 많은 팔레스타인인에게 생명줄이며 그들의 거의 유일한 식량”이라며 “이제는 그마저도 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참사가 일어난 현장에서 한 주민은 "빵 한 덩이를 사려고 4시간을 기다렸지만 구할 수 없었다"며 "이곳의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지난주에는 빵집 앞에서 대기 중이던 여성 3명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은 가자지구 내 공공질서와 안전이 붕괴되면서 조직적인 구호품 약탈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OCHA는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이 여러 지점에서 약탈당하고 있으며 공격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인도주의적 지원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