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모씨를 통해 대기업들로부터 대가성 투자를 유치했다는 의혹을 받는 IMS 모빌리티(옛 비마이카)와 김씨의 연관고리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IMS는 김씨가 2021년 퇴사한 이후 회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데, 이후에도 지인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됐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IMS는 펀드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오아시스)를 통해 2023년 김씨와 가까운 윤모씨에게 약 15억원의 자금을 빌렸다. 윤씨는 김씨가 IMS를 퇴사한 뒤 2022년 8월 세운 투자회사 이노베스트코리아 법인의 지분 100%를 당시에 보유하고 있었다. 김씨의 아내 정모씨는 이노베스트 설립 당시 감사로 있었다고 한다.
윤씨에게 자금을 빌려 구색을 갖춘 IMS는 이후 오아시스를 통해 대기업들로부터 총 184억을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오아시스는 46억원을 들여 이노베스트 지분(4.64%)을 매입했다. 4.64%는 앞서 2022년 말 김씨가 윤씨가 대주주로 있는 이노베스트에 양도한 지분의 비율과 똑같아 사실상 이 돈이 이노베스트를 거쳐 김씨에게 흘러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노베스트 대주주 자리는 현재 윤씨에서 김씨의 아내 정씨로 바뀌어 있다. 정씨는 이노베스트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오아시스 측은 투자 결정 과정 등에 김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오래전에 김씨와 관계는 단절됐다는 것이다. 오아시스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노베스트코리아는 원양어업 및 냉동냉장보관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동남의 2세 윤모 이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법인이었다”며 “오아시스 투자 당시 거래 상대방은 김씨와 무관한 법인이다”고 밝혔다. 반면 IMS 측은 윤씨가 김씨의 측근임을 당시에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IMS 측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윤 이사가 돈이 워낙 많아서 브릿지(다리)로 펀딩이 될 때까지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지 물어봤고, 15억원을 받았다”며 “윤 이사가 (시중보다) 더 높은 금리로 빌려줬고 다 갚았다”고 말했다. 또 “김씨 지인을 통해 자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노베스트는 법률상으론 김씨와 관련이 없고 윤 이사는 제3자다”라며 “김씨는 대출 중개 역할만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아시스가 이노베스트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불한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IMS 투자 사건이 ‘코바나콘텐츠 전시회 협찬 기업’ 사건과 유사한 대가성 후원 구조로 보고 정식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