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유전 탐사(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로 결론나면서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을 통해 ‘산유국’ 꿈을 부풀렸던 윤석열 정부의 무능이 인증됐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이어 대왕고래 프로젝트까지 거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친윤석열(친윤)계 내에서도 윤 대통령은 “무능한 군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7일 통화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난해) 대통령실로부터 들었다”며 “실패 유무보다 예상이 터무니 없이 틀리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지난해 6월3일 ‘깜짝’ 국정 브리핑을 통해 직접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발표 뒤 정부는 (당시) 삼성전자 시총의 5배로 2200조원에 달하는 경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1차 시추 결과 산업통상자원부는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할 당시에도 여당 내에서 우려가 있었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일이 아니다”, “실현 가능성이 더 확인된 뒤에 발표해야 한다” 등이 대표적이다.
친윤계 내에서도 윤 대통령을 두고 “무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의 실패 사례가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사례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다. 대통령실은 당시 부산 엑스포 유치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실제 결과는 부진했다. 지난해 11월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의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부산은 2위로 총 165표 중 29표를 얻는 데 그쳤다. 119표로 1위를 획득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90표 차로 뒤졌다. 3위는 17표를 얻은 이탈리아 로마였으며 기권표는 없었다.
한 친윤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부산 엑스포 실패는 정말 뼈 아팠다”며 “당시에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를 정말 유치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수는 유능하다는 이미지가 강점 중에 하나였는데 (윤 대통령은 그러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진심은 있지만 무능력한 군주”라며 “한동훈 (전) 대표를 믿고 인사 검증을 다 맡겨버리거나 의대 증원을 무작정 밀어부친 것도 윤 대통령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도 ‘내가 해도 더 잘하겠다’는 말들을 당원들이 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