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처형조 피하고 우크라 드론에 투항신호"...참전 북한군에 탈출안내 전단 뿌린다

2024-10-31

"많이 죽을수록 김정은에 많은 돈"

탈북단체 北병사 심리에 맞춰 제작

대북 심리전 우크라 측과 곧 협의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을 탈북·귀순토록 하기 위한 전단에는 김정은의 파병 부당성을 알리는 내용과 탈출을 위한 세부적인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이 31일 단독 입수한 대북전단 초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북조선 병사들이 많이 참가할수록, 많이 죽을수록 김정은 총비서는 많은 돈을 받게 돼 있다"며 "김정은을 위해 목숨을 바치지 말고 탈출하여 대한민국(남조선)으로 갈 수 있음을 우크라이나 정부는 확고히 보장할 것"이란 문구가 담겼다.

여기에는 또 2022년 2월 개전 이후 러시아군 전사자가 20만명에 이르고 부상자가 4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해, 참전 북한군에 죽음에 노출돼 있음을 알렸다.

'조선인민군 병사들의 우크라이나로의 탈출 안내서'란 제목의 전단은 탈출을 결심했을 경우 정신적 준비와 필요한 물품, 집단 탈출과 개별 탈출의 경우 등을 설명하고 있다.

또 탈출 의사를 우크라이나 측에 알리기 위해 드론에 탈출 신호를 보내는 방법과 무전이나 기타 통신장비를 이용하는 방법 등도 담겼다.

특히 탈출을 막기 위해 북한이 현장에 배치한 감시요원인 처형조를 따돌리는 방법과 직속상관이나 감시 병사를 피하는 방법도 포함됐다.

대북전단 초안은 핵심 탈북인사들과 단체 측이 북한군 내부 사정이나 참전 북한군의 심리상태, 전쟁 상황 등을 토대로 맞춤형으로 작성한 것으로 세부적인 내용은 북한의 대응전략 마련 가능성 등을 이유로 즉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 현지에 파견될 군사요원을 주축으로 한 모니터링팀의 분석을 토대로 전장에서의 대북전단 살포 등 심리전 전개 방안을 우크라이나 정부 측과 협의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니터링 팀에는 그동안 비공개리에 대북 심리전 활동에 참여해온 민간 전문가와 탈북인사들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파병 병사들의 심리나 정서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한국군에 공식·비공식 라인을 통해 도움을 요청해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측도 북한군을 상대로 한 대북 심리전이나 탈출 북한군의 신문・통역 등에 한국 측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사가 곧 서울을 방문해 이 문제를 최종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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