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나, 좀 멋진데?”…‘텍스트힙’ 즐겨볼까

2025-04-23

책을 읽으며 자신의 감성에 들어맞는 문장에 공감하고, 누군가는 삶을 바꿀 전환점을 찾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독서라는 행위가 점차 함께 즐기고 공유하는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한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책 읽는 MZ세대의 특별한 감성 코드인 ‘텍스트힙’(Text Hip)이 주목받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텍스트힙은 글을 뜻하는 ‘텍스트’와 멋지다는 ‘힙’이 결합한 말로, 책 읽는 행위 자체가 감각적이고 세련되게 보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엔 이런 흐름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독서 인증샷·독서 모임·북토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된 독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23일 ‘세계 책의 날’(World Book Day)을 맞아 열리는 특별한 독서 문화 행사를 통해 ‘텍스트힙’의 진짜 매력을 경험하고 독서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껴보면 어떨까.

1995년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책의 날’은 책과 독서의 중요성을 기리고 독서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기념하며 30일까지 경기 시흥시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 ‘세계 100대 도서’ 기획 전시회가 열린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도서가 전시됐는데, 한국 도서로는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포함됐다.

이 밖에도 인문·사회·역사·문학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문학작품과 현대 사회의 흐름을 담은 화제작이 망라돼 있어 나이와 관심사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독서 경험을 할 수 있다. 전시가 진행되는 중앙도서관은 평일·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세계문학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100대 도서전을 둘러본 후 상설 전시에 눈을 돌려도 좋겠다. 현재 사계절 출판사의 원화 전시 ‘달님이랑 꿈이랑’과 지역 서점 연계 책 큐레이션 ‘영화나 드라마화된 문학작품’ 전시도 진행 중이다. 전행주 중앙도서관장은 “이번 전시는 시민과 책을 더 가깝게 연결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향후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기획 전시를 더 다양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책 읽는 도시’를 표방하는 경남 김해시는 26~27일 김해종합운동장 서측 광장 일원에서 ‘2025 김해독서대전’을 연다. 김해독서대전은 2018년 김해시가 유치한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시민에게 큰 호응을 얻은 후 이듬해부터 매년 자체적으로 주최해 온 김해형 독서문화축제다. 올해는 ‘럭키 Booky, 김해’를 주제로 펼쳐진다.

현장에서는 각종 강연과 공연·전시·북 페어·체험 등 60여 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번 축제는 책과 독서에 관한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지역의 20여개 독서공동체·단체가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또 행사 첫날인 26일 오후 2시 열리는 개막식은 타악 공연과 사이언스 매직쇼 등 흥미로운 퍼포먼스로 꾸며진다.

특히 김금희·장동선·이병률·이슬아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이 문학과 예술·철학을 아우르는 강연을 펼치고 북 콘서트에 참여해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축제 기간 야외무대에서 아동극, 풍선 매직쇼, 지브리&디즈니 OST 콘서트 등 문화 공연도 이어진다.

이밖에 ▲야외도서관 ▲북 페어 ▲디지털 아트 전시 ▲협동화 그리기 체험 ▲달고나 체험 ▲북 아트 키링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도 마련된다. 김해시 관계자는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롭고 풍성하게 준비했다”면서 “시민들이 ‘책 읽는 도시 김해’로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고, 독서의 즐거움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혜 기자 ehkim@nongmin.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