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소하던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공급이 증가세 신호를 띄기 시작했다. 상생금융 기조와 기업 금융 강화 움직임으로 하반기 반등을 꾀하며, 예년 수준 회복이 기대된다.
3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말 은행권 기술금융대출 잔액은 307조913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000억원가량 늘어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 기준 잔액은 135조2703억원으로, 전월 134조9216억원 대비 3487억원 공급을 늘렸다. 잔액 증가 폭이 크지 않지만, 감소세를 이어오던 기술신용대출이 점차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술신용대출은 중소·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이 평가를 통해 매출이나 담보력이 부족하더라도 기술 수준에 따라 일반 기업 대출보다 우호적인 금리와 한도에 대출을 제공하는 제도다. 중소기업 자금줄로 일컬어졌지만, 2023년 7월부터 기술신용대출 평가 기준이 높아지고, 은행권 밸류업 정책 확대로 건전성 관리에 힘을 실으며 점차 잔액이 감소해왔다.
지난해 6월 309조원에 달했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속 감소해 올해 1월 302조원까지 줄었다. 4대 시중은행 기준 대출 잔액은 2024년 1월 151조원에서 지속 감소해 130조원대에 이르렀다. 기술신용대출 건수도 작년 7월부터 70만건 선이 붕괴, 올 3월 67만여건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감소 추세였던 기술신용대출이 반등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부 상생금융 기조에 발맞춰 혁신 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잔액과 공급 건수가 모두 감소하던 기술신용대출은 올 2분기부터 증가폭은 적지만 조금씩 규모를 늘려오는 추세다.
특히 정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기업금융 강화 전략에 따라 기술신용대출도 점차 늘어날 추세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해당 대출 대상 업종을 기업형 크리에이터, 농업분야(스마트팜)으로 확대하며 수혜 대상도 늘어났다.
은행권도 혁신기업 자금 공급에 힘을 싣는다. KB국민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중소·벤처기업 대상 1400억원 규모 자금 지원을 특별출연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정부 전략산업 정책과 관련된 수출입 기업에 경쟁력 있는 금리 상품을 제공하기로 하며 금융지원 강화 계획을 밝혔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