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KB손해보험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남자대표팀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을 내정했다. 그러나 한국배구연맹(KOVO)이 부정적인 입장이다.
배구계에 따르면, 사령탑 부재 속에 시즌을 치르는 KB손보가 최근 대한배구협회에 대표팀 라미레스 감독의 겸직을 허용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 협의를 거쳐 허용했다.
KB손보는 곧 감독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이지만, 걸림돌이 있다.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연맹이 라미레스 감독의 KB손보 감독 겸직에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과거 김호철 현 여자배구 IBK기업은행 감독이 대표팀을 맡다가 프로팀과 계약해 크게 논란이 된 사례가 있어서다. 당시 김호철 감독은 전임 감독제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계약 기간 동안 프로팀으로 옮기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에 사령탑 공백이 생기자 김호철 감독이 구단에 감독직을 맡고 싶다는 뜻을 먼저 제안한 것이 알려졌다. 결국 김호철 감독의 OK저축은행행은 무산됐다. 이후 2019년 이사회에서 각 구단은 대표팀의 전임감독제를 존중하고, 취지 살리는 거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고, 대표팀 감독을 계약기간동안 구단 감독으로 영입하지 않기로 의견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연맹에 계약을 허용하지 않는 등의 강제성있는 조치를 취할 권리는 없다. 다만 이사회 합의 사항인 만큼 모든 구단의 양해가 있어야 할 상황이다. 연맹은 각 구단 단장과 소통하며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미겔 리베라(스페인) 감독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건강상 이유로 사퇴하자 마틴 블랑코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왔다. 라미레스 남자대표팀 감독은 1984년생 젊은 지도자다. 파키스탄 대표팀을 이끌던 그는 지난 3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