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글로벌 큰손 국민연금 이 정도야”…해외 기업에도 제목소리 낸다

2025-01-06

올해부터 외국 기업과도 대화

적극적으로 주주 의견 제시

KCC글라스 조준했던 국민연금

공개 주주권행사 또 나설 수도

세계적 ‘큰손’인 국민연금이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목소리도 키워가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강화 기조 아래 의결권 행사와 함께 기타 주주권 행사 활동을 늘려나가는 차원에서다. 지분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활동이 부족했던 해외 기업에 대한 경영 참여를 추진하고, 성별 다양성에 관한 지침도 올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해외 기업에 대해서도 ‘기업과의 대화’가 도입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6개 중점관리사안(배당정책 수립·임원 보수한도·법령상 위반 우려·지속 반대 의결권·기후변화 관련 위험관리·산업안전 관련 위험관리)과 기타 예상하지 못한 우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서한 발신, 비공개 면담 등의 적극적 주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거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1%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2023년 기준 172개 기업이다. 이는 2020년 109개에서 63개(57.8%)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해외 기업은 국민연금이 투자한 액수가 크더라도 지분율이 낮아 기업과의 대화 대상으로 선정된 곳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해외 기업은 전쟁·아동노동 등 다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에 노출돼 국내 기업에 적용하는 6개 중점관리사안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어렵다.

이에 국민연금은 2단계에 걸쳐 해외 기업과의 대화 이행 방안을 마련하고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우선 올해와 내년에는 주주활동 용역기관을 통해 대상 기업·주제를 선정해 의견을 제시하고 기업과 미팅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에서 우려가 제기될 때에는 이를 전달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는 용역기관을 거치지 않고 국민연금이 직접 국내 기업과 유사한 기업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한편 6개 중점관리사안 가운데 기후변화 관련 위험관리, 산업안전 관련 위험관리는 2023년부터 기존 중점관리사안이었던 ‘정기 ESG 평가’로 대체하고 있다.

개편 첫해인 2023년에는 두 가지 조항으로 기업과의 대화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을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평가 체계에서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못했던 환경문제 등을 부각시키는 게 개정 이유였던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ESG는 3개 이슈 가운데 지배구조(G)에 크게 치우친 경향이 있었다”며 “환경(E), 사회(S) 분야 이슈에 관한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조항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올해 공개 주주권 행사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지난해에는 약 7%대 지분율을 가진 KCC글라스가 공개 중점관리 대상에 등재됐다. 국민연금이 경영개선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선 것은 2년 만이었다. 국민연금은 각종 비공개 조치를 통해 의사를 전달한 뒤에 대화를 거부하거나 개선 여지가 없으면 공개 행보에 나선다.

국민연금은 이와 함께 2023년과 2024년 KCC글라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2년 연속으로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문제 삼은 것은 KCC글라스의 임원보수한도 적정성이다. 앞서 KCC글라스는 등기이사 5명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의 83%를 정몽익 회장에게 지급해 의결권 자문기구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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