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날개 먹거리와 일자리] “TK 공직사회, ‘승진 1원칙, 시키는 일만’ 자리 잡아”

2025-01-15

(51) 대구사람은 왜 ‘틀에 갇힌 선택’만을 할까요?

광고 카피 ‘틀 깨고 살래요’ 인기 얻어

홍보·선거 등서 ‘틀’ 전략적으로 사용

대국민 홍보에 ‘프레임’ 교과서 역할

노래 가사에서도 ‘틀 깨자’ 한때 유행

“그릇 깨는 게 두려워 설거지 안 하나”

이명박·정세균 등 적극 행정 지시·추진

대구·경북선 ‘무사안일 논리’에 빠져

대구 1인당 개인소득, 31년간 ‘꼴찌’

복기 통해 ‘꼴찌의 함정’서 벗어나야

2012년 농심 수미(감자)칩 광고모델로 인기가수 배수지(Bae Soo Ji, 1994년)가 발탁되어 “수미(秀美)는 여자가 아니야~ 감자야”라는 광고문으로 2012년 14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3년 212억 원으로 44%나 뛰어올랐다. 이로 인해 ‘국민 첫사랑’ 배수지로 거듭나게 되었다.

최근 2024년 6월 4일 중고자동차 ‘세로고침 헤이딜러(Hey Dealer)’ 전속모델 배수지는 제1화 “우리에게 생각보다 많은 선택권이 있어요”라는 카피(광고문)에서, 7월 4일 제2화 “틀에 갇힌 선택, 깨고 살래요.”라는 카피가 뭇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제1화는 “(이정은이 전기차를 타고 방송한다.) 절대로 밖을 내다보지 마세요. 줄에서 벗어나선 안 됩니다. 남들에게 시선은 앞에만 두세요. 주어진 틀에서만 사는 거예요. 가장 적당하다고 보여지는 걸 사는 거예요. (배수지는 방송을 듣고도 벗어난다.) 싫은 데~ 우리에겐 생각보다 많은 선택권이 있어요.” 그리고 제2화는 “부장님 정도면 이 정도는 (승용차를) 타는 게 맞아요. (배수지 오픈카를 타면서) 갇혀서 살 필요는 없는데. 틀(frame)에서 벗어나는 게 좋은데. 깨고 살래요.”

여기서 틀(frame)이란 i) 사람의 풍체(風體)를 언급할 때 범 틀, 쥐 틀, 개 틀 등이 있고, ii) 사냥할 때 잡고자 하는 동물에 따라 호랑이 틀(덫), 멧돼지 틀, 노루 틀, 토끼 틀 등이 있다. 사람을 옭아매는 틀로는 iii) 죄인을 국문(鞫問)할 때는 형(刑) 틀, 투옥할 때 씌우는 큰칼(刑具), 교수(絞首)틀, 주리틀 등이 있다. iv) 같은 모양의 음식이나 제품을 만드는 사용하는 도구인 빵틀, 국수틀, 냉면틀, 기름틀도 있다. 농담을 하면, v) 국왕이 대변보던 매화틀(혹은 매우틀)도 있다. vi) 또한 작업 도구로는 재봉틀, 베틀, 사진 틀(액자) 등이 있었다. vii) 한 발 더 나아가 오늘날은 추상적으로 일정한 범위 안에서만 사고의 범위를 제한하는‘분석의 틀(frame of analysis)’, ‘인식의 틀(frame of perception)’, ‘설득의 틀(frame of persuasion)’ 혹은 ‘홍보의 틀(frame of publicity)’등이 있다. 홍보와 정치적 선거 등에서 이런 틀을 전략으로 즐겨 사용한다. 2004년 캘리포니아 대학교(California University) 버클리 캠퍼스에 인지언어학자(認知言語學者)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 교수가 쓴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Don’t Think of an Elephant)!’라는 책은 정치적 ‘틀짜기(frame)이론서’다. 특히 선거 캠페인이나 대국민 홍보에서 ‘프레임(frame, 틀 짜기)’에 대한 교과서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24년 4월 국회의원선거(총선)에서 여당이 사용했던 3대프레임은 i) 종북프레인(Pro-North Korea frame), ii) 희생자 프레임(the victim’s frame), 그리고 iii) 약자 프레임(the weak’s frame)이었다.

한편, 2017년부터는 ‘틀을 깨자(Break the Frame)’는 유튜브(YouTube) 혹은 얼책(FaceBook)이 생겨났고,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에 ‘브레이크 더 프레임(Break the Frame)’이라는 이름 광고(동영상) 회사가 생겨났고, 한화 이글스는 ‘판을 흔들어라(Break the Frame).’를 구호로 그해 프로야구의 판을 뒤흔들었다. 2018년 5월 애플뮤직(Apple Music)에선 조나스 한(Jonas Hahn)의 노래 ‘틀을 깨버리자(Break the Frame)!’가 한때 유행했다. “너도 이미 알고 있지? 이 게임의 규칙은 내가 정한다. 알잖아? 어디를 가든 틀을 깬다. 어딜 가든 그놈의 틀은 깬다(You already know, I make the rules in this game. You know. Everywhere I go, I break the frame, Everywhere I go, I break the frame).”

이는 분명히 말하면, 1992년 12월 KBS2TV 가요탑10에서 김국환(金國煥, 1948년생) 가수가 불렸던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Let’s break the dishes too).’ 에서 “자, 이제부터 접시를 깨자. 접시 깬다고 세상이 깨지나?”가 한때 유행어가 되었다. 행정에서도 ‘접시깨기 행정’이라는 발상까지 생겨났다. 적극적인 행정을 하다가 i)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각종 규정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위반사항, ii) 적극적으로 민원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다가 발생한 부작용, iii) 공직자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고의성이 없는 위법·부당한 사항에 대해선 1997년부터 ‘관용심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 규정’을 만들어 적극 행정을 추진했다.

2008년 이명박(李明博, 1941년생) 대통령은 신년업무 보고에서 “설거지를 하다 보면 손도 베이고 그릇도 깨고 하는데 이것이 두려워 아예 설거지를 안 하는 건 안 된다.”고 했다. 또한, 2020년 1월 정세균 국무총리도 1월 취임사에서 “일하다 접시를 깨는 일은 관용할 수 있어도 일하지 않아 접시에 먼지가 끼는 건 용인될 수 없다.”고. 2020년 7월에 경기도지사 김동연(1957년생)은 취임하면서 “일하다가 접시를 깨는 것은 도지사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보수적인 대구·경북(TK) 공직사회에서는 태산준령(泰山峻嶺)의 낙락장송(落落長松)처럼 ‘승진의 제1원칙은 무사안일’이 아예 밑바닥부터 똬리를 뜰고 자리를 잡았다. “기관장이 시키는 일만 하면 별탈이 나지 않는다(無事). ▷어떤 감사도 기관장이 ‘시키는 일’에는 손대지 않는다(無監査). ▷ 만약, 깃털이 잡히면 반드시 꼬리 자르기를 한다(無懲戒). ▷시킨 일만 하면 반드시 승진이 보장된다니까요(安逸).”라는 ‘무사안일의 선순환 논리(virtuous cycle logic of peace and security)’다. 이렇게 하기 위한 실천덕목으로 “삼손주의원칙(三損注意原則)”이 있다. i) 어떤 경우도 문제점을 제시하면 바로 당신이 문제아(問題兒)가 된다(言則損). ii)재난현장, 고질적 민원현장보고 등으로 부지런히 출장 갔다가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책임을 떠맡는다(動則損). iii) 문제현장을 봤다면 사전예방의 책임까지 뒤집어쓰게 된다(視則損), 이것이 무사안일의 경험칙(經驗則)이다.

이런 무사안일 기반(Base of safety and complacency)에서 표출된 성과를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로는 i) 윤리적 측면에서는 대구광역시 청렴도 등급이다. 최근 2020년 3등급, 2021년 4등급, 2022년 4등급, 2023년 2등급으로 11년 만에 최고등급을 받았다. ii) 경제적 측면에선 지역총생산량(GRDP)이다. 1985년 16개 광역시도의 GRDP(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를 산출해 1인당 개인소득을 계측하여 발표해 왔다. 대구시는 1992년부터 2023년까지 줄곧 31년째 꼴찌를 기록해 왔다.

2023년 통계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국평균 1인당 소득은 4천195만 원이다. 울산시는 7천751만 원, 제주도 3천115만 원이다. 그러나 대구시의 총생산액은 63조원으로 개인당소득은 2천674만 원(전국평균의 63.74%)으로 꼴찌를 유지했다.

이런 객관적인 통계수치(지표)를 보면 대구시민(大邱市民)의 한 사람으로 무척 자존심이 상한다.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는 답답함이 앞선다. 통계계측에 있어 바닥 효과(floor effect)가 작동되는 뭔가가 있겠지? 개인적 욕심으로는 컴퓨터엔 문외한(門外漢)이지만 프로그램(GRDP)개발기획서, 개발 언어(developmnet language), 소스코드(soruce code) 등의 로직(logic)이라도 따져보고 싶다. 블랙박스 테스트(black-box test)라도 수십 번 해봐야 직성이라도 풀릴 것 같다. 대구지역만이 이런 문제에 기인했다면 무슨 잘못이라도 있는지 짚어보고, 몇 번이고 복기(復碁)를 해서라도‘만년 꼴찌의 함정’에서 벗어나고 싶다.

글·그림 = 이대영 <코리아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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