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밤, 얼어죽은 가자지구의 생후 3주 아기

2024-12-25

아기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텐트촌에서는 생후 3주 된 신생아가 동사했다.

AP통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지연 책임공방 도중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외곽에서 실라라는 이름의 3주 된 여자아기가 전날 밤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라는 최근 이틀간 가자지구 텐트촌에서 동사한 최소 3명째 아기다.

가자지구의 겨울은 춥고 습하지만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텐트는 바람을 막아주거나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실라의 아버지는 아기를 담요로 감쌌지만 텐트 안이 어른조차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추웠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최저기온이 9도까지 떨어진 이날 밤 실라는 밤새 세 번이나 울면서 깨어났고, 아침에는 이미 작은 몸이 ‘나무처럼’ 차갑게 굳어 있는 상태였다.

칸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 소아과에 따르면 최근 48시간 동안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숨진 채 이 병원에 실려온 아기는 실라를 포함해 3명이다. 생후 3일 된 아기와 1개월 된 아기도 이 기간 동안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수십만명은 이스라엘의 공세를 피해 허름한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최근 반입을 허용한 구호품의 양을 늘렸지만 여전히 이 지역에는 담요와 따뜻한 옷, 장작 등의 구호품이 부족한 상태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쟁이 시작된 뒤 사망한 어린이는 1만760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의료 시스템이 마비돼 어린이들은 적절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합의 지연을 놓고 서로 비난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이 철수, 휴전, 포로, 실향민 귀환에 관해 새로운 조건을 설정해 합의 도달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미 합의된 사항을 뒤집고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어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폭격을 계속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24시간 동안 가자지구에서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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