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은퇴 때 401(k) 계좌
IRA로 롤오버 장단점 분명
채권자로부터 보호 약한 편

직장을 바꾸거나 그만둘 때 기존의 401(k) 퇴직연금 계좌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직장이 허용하면 지금까지의 계좌를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고 새 직장의 401(k)로 이전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아예 401(k)에서 벗어나 개인 은퇴 계좌(IRA)로 롤오버하는 방법도 있다.
모든 사람에게 맞는 단일한 은퇴플랜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로서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401(k)를 IRA로 롤오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 IRA의 장점
대부분의 401(k) 플랜은 주식형 펀드 구성은 꽤 훌륭하지만 채권 옵션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401(k)의 주요 목적이 은퇴 전까지 최대한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지면 포트폴리오를 채권 위주로 전환하고자 하는 투자자도 있다. 이들에게는 폭넓은 투자 옵션을 제공하는 IRA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현재는 채권과 주식 모두 불안정한 상태지만 채권 투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은 기회 면에서 나쁘다고 할 수 없다.
IRA의 또 다른 장점은 투자자가 자산을 더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 채권, ETF(상장지수펀드) 등 다양한 자산군 중에서 본인의 목표에 맞는 투자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반면, 401(k)는 고용주가 제공하는 한정된 옵션 내에서 선택해야 하므로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고용주가 제공하는 401(k)에 투자할 경우, 고정된 수수료 구조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 수수료에는 관리비와 투자 운용비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투자자가 이를 조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IRA의 경우, 어떤 금융기관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누가 관리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수료가 낮은 상품을 선택하거나 직접 비교해가며 결정할 수 있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IRA가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지만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 IRA의 단점
일반적으로 401(k)는 IRA보다 채권자로부터의 보호를 받는 수준이 높다. 이는 401(k)가 '고용퇴직소득보장법(ERISA)'의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반면, IRA는 파산 신청 시 일정 부분 보호받을 수는 있지만 주별로 법률이 달라 일반적인 채권 청구에 대해선 보호 범위가 한정될 수 있다.
만약 401(k) 계좌에 고용주 주식이 포함되어 있고 일시불로 해당 주식을 인출할 경우 '비실현 수익(NUA)'이라는 세금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한 상황이라면 해당 주식을 401(k)에서 직접 인출할 경우 최초 매입가에 대해서만 일반 소득세가 부과되고 이후 상승분에 대해서는 장기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일반 소득세율보다 훨씬 낮은 세율이기 때문에 절세 효과가 크다.
하지만 IRA에는 이런 NUA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즉, IRA로 롤오버할 경우 이 전략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 IRA 계좌 운용 때 주의점
401(k)를 IRA로 이전하기 전에 재무 목표와 상황에 맞는 선택을 놓고 재정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시뮬레이션해 보면 선택에서 큰 도움이 된다.
IRA 계좌는 운용이 편리한 만큼 모든 자금을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은퇴자의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IRA 계좌 안에서 비상자금을 마련해 두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변동성이 낮고 유동성 높은 종목을 선택하면 비상금 역할을 한다.
IRA 계좌도 생각보다 투자 기간이 길다. 개설할 때 선택하는 종목부터 수수료 구조를 잘 비교해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갉아먹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안유회 객원기자